각국 반도체 업체들 생산 차질…삼성전자ㆍSK하이닉스 '반사이익' 기대

입력 2022-02-15 15:24수정 2022-02-15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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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MC, 中 8인치 파운드리 가동 일시 중단
DB하이텍, SK하이닉스시스템IC 등 수혜 전망
WD·키옥시아 낸드 공장서도 대규모 오염 발생
2분기 낸드 시장 예측 공급 과잉→부족 반전

각국의 반도체 업체들이 생산 차질을 빚고 있다. 전반적인 공급량이 줄어들어 제품 가격 하락을 방어하거나 단가 상승에 영향을 주는 만큼 우리나라 반도체 기업의 반사이익이 기대된다.

세계 3위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 대만 UMC는 15일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중국 쑤저우에 있는 8인치 파운드리 팹 생산을 잠정 중단한다”며 “전사 직원을 대상으로 PCR(유전자증폭) 테스트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절차가 완료되면 현지 당국 승인을 받아 조속히 생산을 재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UMC는 해당 공장에서 전체 매출의 약 5%에 해당하는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다. UMC 측은 1분기 제품의 평균 판매가가 5% 상승했고 총이익률도 40%에 달해 이번 조치가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UMC 생산 차질로 일차적으로는 국내 8인치 파운드리 기업인 DB하이텍, SK하이닉스시스템IC, 키파운드리가 수혜 영향권으로 지목된다. 반도체 공급 부족 이슈가 지속되고 있어 판가 협상에서 더 유리해졌다는 분석이다.

8인치 파운드리 업체들은 이미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 지난 해 최저 20%에서 최대 40%까지 가격을 인상했다. 올해도 반도체 공급 부족 상황이 계속되면 가격 인상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대만 UMC 회사 전경 (사진제공=UMC)

고수익 제품 주문을 골라 받으며 제품 믹스를 개선할 수도 있다. 파운드리 공급 부족 상황이 심화할수록 8인치 파운드리 업체엔 우호적인 시장 환경이 조성되는 셈이다.

DB하이텍은 이 같은 요인에 힘입어 지난해 4분기 인센티브 등 일회성 비용 부담, 비수기 등 불리한 요건 속에서도 시장 전망치(1201억 원)를 훌쩍 웃도는 영업이익(1381억 원)을 기록하며 '깜짝 실적'을 거둔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주문 증가로 공장을 풀가동하는 만큼 UMC 생산 차질에 따른 물량이 추가되기는 어렵다”면서도 “기본적인 수요 공급 법칙에 따라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모리반도체 업계에선 10일 미국 웨스턴디지털(WD)과 키옥시아가 함께 운영하는 낸드 공장이 원재료 오염 때문에 상당한 생산 차질을 빚었다. 용량 기준 최소 6.5엑사바이트(EB·1엑사바이트는 10억GB) 수준이다. 이는 1분기 생산량 추정치(48.9엑사바이트)의 13%, 전 세계 낸드 생산능력(CAPA) 중에선 30%를 차지할 정도로 상당한 규모다.

키옥시아 생산 차질은 메모리반도체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웨이퍼 투입부터 산출까지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이번 사고는 4월 전후 낸드 생산량에 영향을 미친다. 애초 2분기 낸드 공급량 과잉이 예측됐지만 이번 사고를 계기로 공급 부족 수준으로 분위기가 반전될 전망이다.

▲중국 베이징에 있는 일본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의 반도체 생산시설에서 근로자들이 작업하고 있다. 베이징/AP뉴시스

시장조사업체 등에선 이미 전 분기 대비 5~10%가량 하락으로 내다봤던 가격 전망치를 이례적으로 5~10% 수준 상승으로 고쳐 잡았다.

특히 인텔 낸드 부문 인수를 끝마친 SK하이닉스는 직접적인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증권가에선 연간 실적 추정치 상향을 고려할 정도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고부가 제품 구성 시 필요한 낸드플래시 컨트롤러 설계 및 생산이 과거 대비 많이 내재화돼 고객사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역시 낸드 업계 1위인 만큼 일정 수준의 반사이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가전, 자동차 등 전방 산업은 부품 공급 면에서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생산 차질이 빚어진 8인치 파운드리에선 이미지센서(CIS), 디스플레이 구동드라이버IC(DDI), 전력관리칩(PMIC), 차량용 반도체 제품 등이 주력으로 생산된다. 모두 가전, 자동차 완제품을 만들기 위한 필수 부품들이다.

세트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반도체를 비롯한 부품 수급 문제는 업계 최대 이슈였던 만큼 빠른 대응을 위해 전사적으로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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