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채권단이 회사 지분을 단계적으로 매각한다는 계획을 밝히며 국내 해운업계의 ‘빅딜’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HMM은 실적 회복 등에 힘입어 회사 재건에 탄력을 받은 상황인 만큼 새로운 주인 찾기가 이전보다는 수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 해양진흥공사 등 채권단은 HMM 지분을 매각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채권단은 HMM을 민영화하기 위해선 선제적으로 지분 매각이 이뤄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채권단의 영구채 가치는 2조 원이 훌쩍 넘고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해진다면 매각 대금은 5조 원 안팎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인수자를 쉽게 찾을 수 없다는 우려가 업계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도 지난달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지분 70%를 당장 하루아침에 매각할 건 아니지만, 시장 여건이 된다면 (HMM의) 주인을 찾아야 해서 인수ㆍ합병(M&A)에 원활한 수준까지 지분을 낮출 필요가 있다. 초과하는 부분은 중간에 단계적으로 매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예를 들어 30~35%는 매각하고 나머지를 남겨놔야 매각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도 부연했다.
현재 산은은 HMM의 지분 20.69%를 가지고 있으며, 해진공은 19.96%를 가지고 있다. 이 회장이 언급한 70%는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영구채 등을 포함한 것이다.
산은은 HMM의 지분 매각을 가능한 한 조속하게 추진할 방침이지만, 아직 그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다.
산은 관계자는 “영구채 등을 포함해 산은이 보유한 지분을 매각할 예정”이라면서 “다만, 지분 매각은 조속하게 추진하면 좋겠지만, 정부와 이해관계자 등 고려할 사안이 많아 상황을 봐서 투자 회수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되는 시점에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매각 형태에 대해서도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해진공 역시 매각 혹은 민영화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와 관계기관과 협의를 통해 정부 차원의 방향성을 결정한 후 체계적으로 결정할 예정이다.
채권단은 우선 HMM이 1차 구조조정을 마친 만큼 자체적인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해야 민영화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동걸 회장은 지난해 11월 “(HMM의) 1차 구조조정이 성공적으로 완성됐고 선대규모도 확충됐으니 HMM이 어떻게 글로벌 선사로서 경쟁력을 유지할 건가 노력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라며 “산은이 모든 걸 다 해줄 수는 없기 때문에 앞으로도 HMM은 긴장을 늦추지 말고 2단계 작업에 매진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HMM은 해진공 단독 관리 체계로 돌입해 중장기 전략 설정 등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HMM 인수 가능성이 큰 곳으로 현대차그룹, 포스코그룹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채권단 관계자는 이에 대해 "업계에서 거론되는 곳은 있으나, 확인은 불가능하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