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우크라이나, 결국 서방 vs. 러시아 대리전 무대 되나...바이든 NSC 소집

입력 2022-02-20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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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거듭 러시아 우크라 침공설 제기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서는 사흘째 교전
독일·프랑스, 자국민에 탈출 권고
G7 미온적 태도에 우크라 대통령 비판나서...발트 3국도 ‘불안’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운데)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의 최전선을 방문해 군인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도네츠크/AP뉴시스
우크라이나가 미국을 포함한 서방과 러시아의 대리전 무대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백악관은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가 언제든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수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면서 우크라이나 사태 논의를 위해 20일 국가안보회의(NSC)를 소집했다고 밝혔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도 리투아니아를 방문한 자리에서 “러시아가 이제 공격할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했다.

미국에서는 이달 초부터 계속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설을 제기하고 있다. 러시아 침공예정일로 16일이 지목되기도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5일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훈련 중인 병력 일부를 철수하며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믿을 수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18일에도 “수일 내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것이라고 믿을만한 충분한 이유를 가지고 있다”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를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도네츠크·루간스크주) 지역에서는 정부군과 친러 반군의 교전이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군 측은 전날 24시간 동안 아군 2명이 사망하고 4명이 다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교전이 확전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날 돈바스의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이 수립한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은 이날 정부군의 공격이 임박했다며 주민에게는 대피령을, 15~55세 남성을 대상으로는 피란 금지 명령과 함께 총동원령을 내렸다. 무기를 들 수 있는 남성은 참전하라는 것이다. 전운이 고조되자 독일과 프랑스는 이날 자국민에 탈출을 권고했고,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도 수도 키예프 주재 직원을 서부 리비우와 벨기에 브뤼셀로 철수시켰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에서 친러시아 반군이 주민 대피령을, 15~55세 남성을 대상으로는 피란 금지 명령을 내리면서 19일(현지시간) 피란길에 나선 딸과 아버지가 버스 차창을 사이에 두고 서로 손을 흔들며 이별하고 있다. 도네츠크/로이터연합뉴스
돈바스 교전과 별개로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벨라루스의 우크라이나 접경지대에서 러시아와 벨라루스가 우크라이나를 적국으로 가정한 가상전쟁 훈련을 하고, 우크라이나에서 불과 30∼40㎞ 떨어진 크림반도에 발사 태세를 갖춘 미사일을 배치하는 등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교전이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러 반군의 내부 교전이지만 이미 미국과 러시아의 대리전 양상을 보인다고 진단한다. 하지만 정작 서방국가는 제재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캐나다 등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들은 이날 뮌헨 안보회의에서 만나 공동성명을 내고 러시아에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경우 금융·경제 제재 등 전례 없는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정작 실질적 제재 부과에 대해서는 유럽과 미국 사이에 온도 차가 있다. 고강도 제재가 실행될 경우 가스공급 등으로 러시아와 깊게 연결되는 유럽 경제는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서방 동맹국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제재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다만 그러한 조치는 평화적 해결을 찾기 위한 마지막 수단으로 남아야 하며, 현재로서는 어떻게 대응할지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방국가의 미온적인 태도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뮌헨 안보회의에서 서방의 대응이 부족하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그는 “폭격이 시작되면 여러분의 제재가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침공이 임박했다고 확신한다면 즉각적인 제재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구소련에서 독립해 나토에 가입한 리투아니아와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등 발트 3국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리투아니아 정부는 미국에 군사 지원 강화를 요청했지만, 미국 측은 이에 대한 확답을 주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자국을 방문한 알렉산더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함께 상황실에서 전략핵무기 훈련을 참관하며 군사력을 과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자국을 방문한 벨라루스의 알렉산더 루카셴코 대통령과 함께 모스크바 상황실에서 화상으로 전략 핵무기 훈련을 참관하고 있다. 모스크바/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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