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0조 메타버스 시장 공들이는 롯데…신동빈 "기준 되도록 노력하자"

"롯데 메타버스가 기준이 되도록 노력하자."(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롯데가 ‘메타버스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계열사들이 메타버스 관련 콘텐츠를 선보이는 데 그치지 않고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앞으로 990조 원 이상 성장할 수 있는 시장에서 주도권을 차지해야 한다는 신 회장의 의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신동빈 롯데 회장이 22일 그룹 주요 현안과 사업 전략을 논의하는 메타버스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지주)

롯데는 22일 오전 신동빈 회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이 참여해 그룹 주요 현안과 사업 전략을 논의하는 메타버스 회의를 진행했다.

신 회장을 비롯한 주요 임원들은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회의에 참석했다. 노준형 롯데정보통신 대표가 메타버스 시장 현황과 사업 방향성을 발표하는 것으로 시작된 회의는 2시간가량 이어졌다.

이번 메타버스 회의는 신 회장이 직접 제안했다. 임원들도 메타버스를 직접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신 회장은 회의에서 “두려움을 극복하고 앞서가면 우리가 기준이 될 수 있다”며 “화성보다 먼저 살아가야 할 가상융합 세상에서 롯데 메타버스가 기준이 되도록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롯데정보통신이 올해 CES에서 공개한 초실감형 메타버스 라이프 플랫폼. (사진제공=롯데)

롯데 계열사들은 메타버스 관련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롯데정보통신은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국제가전박람회)에서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HMD) 기반 메타버스를 선보였다. HMD 디바이스를 착용하면 고객들은 메타버스 속 나만의 집에서 쇼핑, 영화 등 다양한 경험할 수 있다. 올해 2분기 중에는 결제 기능을 갖춘 메타버스 플랫폼 베타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롯데면세점은 CES에서 ‘메타버스 콘서트’라는 콘텐츠를 소개했다. 메타버스 콘서트에서 고객은 가수 모습을 다양한 시점에서 관람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응원 동작을 따라할 수 있다.

롯데홈쇼핑은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하고자 지난달 국내 13개 ICT 전문 기업 및 전문가와 ‘메타버스 원팀’을 출범했다. 아바타를 통해 상품ㆍ브랜드 체험이 가능한 메타라이브 스튜디오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작년 11월 빅데이터 전문기업인 바이브컴퍼니와 메타버스 커머스 플랫폼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MOU 주요 내용은 가상 공간 내 전시 콘텐츠 활용 등이 있다. 롯데백화점은 궁극적으로 소비자들이 오프라인 매장에 전시된 상품 등을 메타버스 플랫폼에서도 구매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롯데푸드는 최근 메타버스 플랫폼인 로블록스를 활용해 브랜드 게임을 출시했다. 다음달에는 간편식 브랜드 '쉐푸드(Chefood)'를 접목한 메타버스 콘텐츠도 선보일 예정이다. 롯데벤처스는 메타버스, 가상현실(VR) 관련 스타트업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롯데정보통신과 칼리버스가 구축한 롯데메타버스 (사진제공=롯데지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이머진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메타버스 시장 규모는 2020년 476억9000만 달러(약 58조 원)에서 2028년 17배 이상 성장한 8289억5000만 달러(약 991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신기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신 회장은 판단했다. 신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미래 기술에 대한 투자를 강조한 바 있다.

지난달 열린 상반기 VCM(옛 사장단회의)에서도 그는 “미래 성장이 기대되는 회사를 만드는 데에는 중장기적인 기업가치 향상을 위한 노력이 핵심”이라며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투자 등이 중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