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삼성전자 등 피해 코스피 변동 폭 확대 전망
3월 둘째 주인 7~11일 코스피 지수는 우크라이나 지정학적 위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따라 변동 폭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2월 물가 지표 발표 등 국내외 경제지표도 주목해야 할 요소다. NH투자증권은 2650~2800포인트, 하나금융투자는 2700~2820포인트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측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일 코스피는 전주(2676.76) 대비 36.67포인트(1.37%) 오른 2713.43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주 코스피 지수는 꾸준히 상승하다 지난 4일 하락세로 전환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여전히 국내 증시의 부담 요인이다. 글로벌 물류 차질 현상이 나타나면서 국내 기업의 피해가 속출하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반도체 수급난으로 러시아 현지 공단이 중단된 데 이어 삼성전자의 러시아 수출도 중단된 상황이다. 최근 국제 유가 등 상품 가격이 급등한 점도 부담이다. 제조업 비중이 높은 국내 기업실적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는 “코스피 실적전망에 있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면전 협상 조기 타결과 상품 가격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승민ㆍ박혜란 삼성증권 연구원은 “과거 주요 사례와 비교할 때, 이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금융시장의 최초 충격은 평균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며 “향후 사태 전개에 따라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고조될 불확실성이 잠복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와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국내 시장에 증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이다. 세계 각국의 금리 인상 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회의에서 ECB는 금리 인상에 대해 언급할 것으로 예상한다. ECB의 금리 인상 여부는 중요한 변수다. ECB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막기 위해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 들면, 유로화 가치는 내려가고 달러화는 더욱 강세를 보이게 되기 때문이다. 달러화 강세는 원화 가치도 떨어지게 만들기 때문에 외국인들의 국내 시장 이탈을 조장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미 2월 CPI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발표되는 물가 지표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요소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2일(현지시간) CPI의 중요성을 암시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이날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서 “인플레이션이 지속해서 높은 상태를 유지하면 금리를 더 올리는 등 적극적으로 움직일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파월 의장은 0.25%포인트 인상을 지지했다.
CPI 전망치가 ‘고물가’를 가리킨다는 점에서 파월의 금리 인상은 피해갈 수 없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차주 발표되는 2월 미 CPI는 전월 대비 0.7%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이는 1월 CPI보다 상승한 수준이다”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2월 미 CPI는 전년 동기와 견줘 7.8%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문남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CPI가 예상치대로 나온다면 3월 FOMC 결과를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될 것이나 반대의 결과가 나온다면 현재 조성된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상승 전환의 계기가 될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2월 CPI 결과는 변동성 장세를 마감하고 상승 분위기를 조성하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수요일인 9일에는 한국의 대통령 선거가 있다. 이날 국내 증시는 휴장한다. 11일에는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의 3월 정기변경이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