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성수기를 겨냥한 비빔면 전쟁이 벌써부터 끓고 있다. 비빔면 맏형 팔도가 2PM 준호를 새 모델로 영입하고 농심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배홍동비빔면' 모델로 유재석을 선정하면서 빅스타 마케팅에 힘주고 있어서다. 여름이 제철이었던 비빔면 경쟁이 아예 계절 특수 공식을 깨고 사시사철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비빔면 시장은 매년 10%대 이상 성장률을 보이며 커지고 있다. 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집계에 따르면 2014년 672억 원이었던 여름 비빔면 시장은 지난해 1500억 원대를 돌파했다.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로 집콕족이 늘며 라면, 간편식 수요도 커져 비빔면 시장이 동반 성장한 덕분이다.
끓어오르는 비빔면 열기에 업계는 스타 마케팅에 공들이고 있다. 라면 업계 전통강자 농심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유재석을 모델로 앞세워 배홍동비빔면의 인기몰이를 이을 계획이다. 지난해 농심이 야심차게 새로 내놓은 배홍동비빔면은 배, 홍고추, 동치미로 맛을 낸 매콤새콤한 제품이다. 3400만 봉이 넘게 판매돼 단숨에 비빔면 시장 2위까지 치고 올라가면서 시장 1위까지 넘보고 있다.
비빔면 업계 부동의 1위는 팔도다. 팔도비빔면은 2017년 9900만 개, 2018년 1억300만 개, 2019년 1억1500만 개 판매량(봉지면 기준, 괄도네넴띤 제외)을 기록하며 수십 년째 시장점유율 50~60%대를 유지해온 절대 강자다. 1984년에 첫 출시돼 올해로 35살인 팔도비빔면은 꾸준한 리뉴얼과 소비자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오며 변신에도 부지런한 장수제품이다. 지난해 선보인 증량 한정판 '팔도비빔면 8g+'는 1200만 개가 완판됐고, 일부 한정판 제품 비빔소스에서 동물성 성분을 제거해 내놓는 등 채식주의자들 사이에서 '비건 비빔면'으로 입소문을 타기도 했다.
최근에는 맵지 않은 비빔면 꼬들김 비빔면, 꼬간초 비빔면 신제품을 내기도 했다. 기존 ‘팔도비빔면’과 달리 고소한 맛을 강조한 제품으로 이번 출시를 통해 비빔면 라인업을 확대하고 매운 빨간소스 중심의 시장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팔도의 38년 액상스프 기술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양념을 숙성시켜 만든 음식으로 면에 찰감자 전분을 넣어 쫄깃함을 살렸다.
특히 팔도비빔면은 올해 모델을 2PM 출신 가수이자 배우 준호로 교체하며 변신에 박차를 가한다. 준호는 최근 TV드라마가 성공하면서 도미노피자, 고디바, 서브웨이, 로에베 등 식품에서 패션까지 각종 소비재 브랜드들의 모델로 발탁되며 러브콜이 줄을 잇는 광고계 슈퍼루키로 꼽힌다. 팔도는 이번 모델 선정으로 '준호 후광효과'에 힘입어 밀레니얼 젊은 소비층을 더 끌어들일 게획이다.
2등 자리를 굳건히 지켜온 오뚜기도 덩달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더본코리아 대표 백종원을 앞세워 '진비빔면'으로 재미를 본 오뚜기는 제품 출시 3주 만에 판매량 500만 개 돌파, 두 달 만에 2000만 개를 돌파하며 비빔면 시장 2위 자리를 꾸준히 지켜왔으나 지난해 농심 배홍동비빔면의 기세가 예사롭지 않아서다. 오뚜기 측은 백종원 대표의 모델 계약 기간이 종료되면서 차후 모델 선정을 검토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지난달 '비빔밀면'을 새롭게 출시하며 비빔면 전쟁에 합류했다. 비빔밀면의 핵심은 '양'이다. 비빔면의 양이 적다는 소비자 의견을 반영해 자사 열무비빔면(130g) 대비 21% 증량했다. 비빔밀면은 158g으로 현재 판매중인 국내 비빔면 제품 중 가장 양이 많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