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우크라이나 사태와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시중은행에 대손준비금 추가적립을 권고했다. 국내은행은 이달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대손충당금 외에 총 8760억 원 규모 대손준비금 추가적립을 확정한다.
금융감독원은 8일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최근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사전적 감독 일환으로 은행에 대손준비금 추가적립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대손준비금은 대출에 대한 자산건전성분류별 최저적립비율을 곱해 합산한 금액보다 회계 기준상 산출한 대손충당금이 적을 경우 해당 부족분을 적립하는 것이다.
이번 권고에 따라 대손충당금과 대손준비금을 합한 은행 손실흡수능력은 2020년 말 35조8000억 원에서 작년 말 37조6000억 원으로 약 1조8000억 원 증가할 전망이다.
금감원은 지난 1월 은행 재무담당 부행장들과 만나 충분한 충당금 적립을 요청했다. 이에 각 은행은 작년 결산에서 3000억 원 내외 추가 충당금을 적립했다.
하지만 금감원은 최근 벌어진 우크라이나 사태와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현재 손실흡수능력이 충분하지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봤다. 2021년도 결산검사 결과 은행별 충당금 산출방법이 다르고 손실흡수능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해외 감독 당국도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은행 신용평가모델과 부도율 등의 데이터가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속 경고하고 있다”며 “코로나19 피해 기업에 대한 대출 만기연장과 상환유예 등이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부실이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해 선제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의 대손준비금 추가적립 권고에 따라 국내은행은 작년 말 기준으로 총 8760억 원 대손준비금을 추가 적립할 예정이다. 만기연장과 상환유예 대출 잔액, 여신 포트폴리오 특성을 고려해 자체적으로 추가 적립 규모를 산정하게 된다. 이달 말 열리는 이사회와 주주총회에서 최종 확정한다.
이번 대손준비금 추가적립이 확정되면 국내은행의 대손충당금과 대손준비금 순전입액은 2020년 1조3000억 원에서 2021년 1조8000억 원으로 34.6% 확대된다.
금감원은 은행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지속 유도할 방침이다. 회계기준상 허용 범위에서 충분한 충당금 적립을 지도하고 가계부문 경기대응완충자본(SCCyB) 도입도 추진할 예정이다.
경기대응완충자본은 신용팽창 시 추가자본을 적립해 과도한 신용확대를 억제하고 신용축소 또는 경색 시 적립된 자본을 해소해 신용을 원활히 공급하는 것을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