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잡으려면 NFT"···유통업계도 NFT에 열광

입력 2022-03-13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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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CU)

국내 유통업계에 NFT(대체불가능토큰) 바람이 불고 있다. 소비 시장에서 MZ세대가 희소성과 특별함을 소비의 가치로 삼는 MZ세대가 소비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르자 유통업계도 이들을 잡아두기 위해 NFT 도입 영역과 범위를 크게 늘리고 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에서는 1일부터 시작한 NFT 증정 이벤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CU는 NFT 전문 작가 레이레이와 함께 만든 화이트데이 히어로 NFT 증정 이벤트에 하루 평균(1~11일 기준) 1500명 이상, 현재까지 누적 참여자 2만여 명이 몰렸다고 13일 밝혔다.

레이레이는 글로벌 최대 NFT 마켓인 오픈씨에서 모든 작품을 완판한 유명 아티스트다. 회사 측은 이런 추세라면 이달 한 달간 누적 참여자 수가 4만 5000여 명으로 최종 경쟁률이 140대 1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이벤트 응모자 연령대를 보면 20대 28%, 30대 36%, 40대 19%, 50대 12%, 기타 5%로 20~30대 MZ세대 참여자가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했다.

현재 가장 인기인 NFT는 약 7000회를 기록한 '캔디 러버'다. 총 314개의 NFT 중 사탕을 전달해 사랑을 도와주는 ‘캔디 러버’ NFT가 105개 발행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현재 경쟁률은 약 73대 1에 이른다. 물건을 살 때마다 똑같은 물건이 하나 더 생기는 ‘원 플러스 원’, 캐러멜을 전달해 사람들의 기분을 좋게 해주는 ‘카라멜 카멜’ NFT도 각각 58대 1, 59대 1을 기록하고 있다.

백화점들도 NFT를 활용한 마케팅에 뛰어들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달 유통업계 최초로 NFT를 자체 제작해 고객들에게 증정한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백화점 앱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응모해 전날 당첨자를 선정했고 17일 NFT 지갑으로 발송한다. NFT 지갑 역시 신세계 앱을 통해 발급할 수 있다. 모바일 앱 메인 화면에 있는 디지털 지갑 아이콘을 클릭하면 카카오톡 디지털 지갑인 ‘클립(Klip)’으로 연결된다.

신세계가 준비한 NFT는 미국 3D 아티스트인 베레니스 골먼과 신세계가 협업해 만든 이미지다. 그동안 다양한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와 작업을 해왔으며, 화사한 봄꽃이 피어나는 이미지를 신세계백화점을 위해 새롭게 제작했다.

이 NFT는 소유권만 이전된다. 2차 창작 및 변형은 금지한다. 최초 발급 이후 지갑 간 NFT 이동 및 2차 마켓 거래 등에 대해서는 신세계가 관여하지 않는다.

이성환 신세계백화점 영업전략담당 상무는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로 차별화된 경험을 시도해온 신세계백화점이 유통업계 최초로 NFT를 제작해 고객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의 더현대서울 NFT갤러리. (사진제공=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서울 오픈 1주년을 기념해 NFT를 경품 이벤트로 내놨다. 현대백화점이 선보이는 NFT는 국내 대표 프로필사진(PFP) NFT인 메타콩즈다. 메타콩즈는 세계 최대 NFT 거래소 오픈씨에서 거래량 1위를 기록하는 등 최근 가장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NFT 프로젝트다.

이와 함께 현대백화점은 20일까지 국내 최초로 디지털 NFT 갤러리를 선보인다. 메타콩즈 NFT 6개를 포함해 가수 선미가 참여한 선미야클럽과 최근 르네상스 NFT로 화제가 된 유근상 작가의 NFT 등 각 5개를 만나볼 수 있다.

마케팅을 넘어 상품 판매와 NFT를 연결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앞서 가상 디지털 의류 브랜드를 론칭한 롯데홈쇼핑은 4월 중에 애플리케이션 통해 NFT 마켓 플레이스를 선보인다. 마켓 플레이스에서는 NFT 콘텐츠와 실물을 함께 판매할 예정이다. 레깅스 브랜드 젝시믹스를 전개하는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도 디지털 콘텐츠 제작을 위한 조직을 사내 구성하고 1분기 내 NFT 플랫폼을 선보이겠다는 전략이다.

명품 브랜드도 NFT 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구찌도 NFT 업체 '슈퍼플라스틱'과 디지털 인형 NFT에 구찌 디자인을 결합한 '슈퍼구찌' NFT 컬렉션을 선보였다.

이처럼 유통업계가 NFT에 열광하는 이유는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를 잡기 위해서다. NFT의 특징인 ‘희소성’과 함께 ‘디지털 자산’이라는 새로운 트렌드에 MZ세대들의 반응이 뜨겁기 때문이다. 이에 산업계를 넘어 정치권에서도 NFT 바람이 불고 있을 정도다.

(사진제공=신세계백화점)

IBK투자증권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해 NFT 거래액은 약 140억 달러(17조 원)으로 2020년 대비 200배나 급증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메타버스의 유용성을 경험한 대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그속의 무형자산을 화폐로 측정되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자산시장이 형성됐다. 유통업계에서도 이같은 추세가 이어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NFT 재판매 시장 규모도 커지는 상황에서 트렌드에 민감한 MZ세대가 소비 주축인 유통업계가 앞다퉈 NFT 사업에 뛰어든 것은 당연하다”라며 “하지만 아직까지 마케팅 이외의 효과는 증명되지 않은 만큼 누가 먼저 실효성 있는 콘텐츠를 내놓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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