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부양 의지”…소액투자자 진입 문턱 낮춰
세계적 기업 아마존이 주식 액면분할과 자사주 매입을 결정하면서 주가 띄우기에 나섰다. 국내 기업도 액면분할에 나서면서 주가 부양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아마존은 9일(현지시각) 장 마감 후 100억 달러(약 12조3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과 1대 20 주식 분할을 결정했다. 아마존 주식을 9일 종가(2785.58달러) 기준으로 액면분할을 하면 1주당 139.28달러가 된다. 주총에서 승인이 되면 6월 6일부터 액면분할된 가격으로 주식시장에서 거래된다.
연일 계속되는 하락장에 국내 기업도 액면분할에 나섰다. 10일 신영와코루는 10대 1 비율의 주식 분할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날 종가(13만2500원) 기준으로 계산하면, 주당 가격은 1만3250원으로 내려간다. 주식발행 총수는 90만 주에서 900만 주로 늘어나며, 오는 4월 18일부터 분할된 주식으로 거래할 수 있다.
DI동일도 유통주식수 확대와 거래 활성화를 위해 4일 10대 1의 액면분할을 결정했다. 발행주식 총수는 기존의 251만 주에서 2510만 주로 늘어난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에서 불고 있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트렌드, 최근 정부가 입법한 공정경제 3법 등이 회사 경영진의 변화를 유도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주주들을 사업의 동반자로 인식하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기업은 그렇지 못한 기업 대비 높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F&F도 2일 공시를 통해 5대 1 비율로 액면분할을 한다고 밝혔다. 발행주식 총수는 기존 766만 주에서 3831만 주로 늘어나게 된다. F&F는 오는 25일 주주총회에서 1주당 500원인 주식을 100원으로 쪼개는 액면분할을 상정할 계획이다. 주주총회 승인이 나면, 4월 12일 신주의 효력이 발생한다.
이밖에 아세아시멘트(10:1), 한미반도체(2:1), 광주신세계(5:1), 신세계인터내셔날(5:1), 신세계I&C(5:1) 등이 최근 액면분할을 결정했다.
액면분할은 주식 하나를 여러 개로 쪼개 주당 가격을 낮추는 것을 말한다. 소액투자자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주식을 살 수 있어 단기적으로는 주가 부양에 도움이 된다.
하누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주식 분할은 단기 주가 모멘텀(동력) 강화 요인으로 작용 가능하다”며 “2018년 5월 9일 휠라홀딩스의 경우, 5대 1로 액면 분할한 이후에 단기적으로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앞서 2018년 10월 네이버는 1주를 5주로 쪼개는 액면분할을 단행했다. 당시 70만 원대에 달하던 주가는 13만 원대로 낮아졌다. 이후 네이버 주가는 우상향했다. 지난해 11월 초에는 40만 원을 돌파하며 액면분할의 성공적인 선례를 남겼다는 평가다.
단점도 있다. 액면분할을 하면, 주식 수가 많아지고 주가가 낮아지면서 거래량이 많아져 주가 변동 폭이 커진다. 저가 이미지가 생긴다는 우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