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 중국 대사관 일단 부정
미·중 14일 로마서 고위급 회담
셔먼 부장관 “중국의 대만 점령 시도, 모든 수단 동원해 막을 것”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18일째로 접어든 가운데 중국이 러시아를 측면 지원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13일(현지시간) CNN과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중국에 드론을 포함한 군사지원과 경제지원을 요청했다”며 “중국이 러시아를 지원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중국의 러시아 지원이 판세를 뒤집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의 결사항전으로 벽에 부딪힌 러시아가 중국 지원에 힘입어 점령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중국의 경제 지원은 서방사회의 대러 압박 효과를 상쇄해 러시아에 숨통을 틔워줄 가능성이 높다.
이에 설리번 보좌관은 “중국이 어떤 형태로든 러시아에 실질적인 지원을 하는지 주시하고 있다”며 “서방의 대러 제재를 약화시키는 어떤 행위도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군 인도태평양사령부의 참모를 지낸 에릭 세이어스는 “중국이 어떤 형태로든 군사 지원을 하게 되면 미중관계에 미치는 여파가 상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일단 해당 내용을 부정했다. 주미 중국 대사관의 류펑위 대변인은 CNN의 확인 요청에 “처음 듣는 이야기”라는 입장을 내놨다. 주미 러시아 대사관도 즉각적인 답변을 거부했다.
양측이 모두 부정했지만 국제사회는 중국이 이미 측면 지원에 나섰다고 의심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중국은 표면적으로는 중립적인 논조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중국 언론들의 움직임은 이와 다르다. 러시아의 선전전을 홍보해줬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내세웠던 ‘특별군사작전’이라는 표현을 그대로 가져다 썼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중국 언론이 ‘미국이 우크라이나에서 생화학 무기 실험을 했다’는 러시아의 거짓 주장을 그대로 싣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국의 우크라이나 사태 개입 우려가 커진 가운데 미국과 중국은 14일 회담에 나선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이 이탈리아 로마에서 회동, 우크라이나 사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고위급 만남을 앞두고 미국은 중국 압박에 나섰다.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은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해 “중국이 러시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매우 주의 깊게 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잘못 해석하지 말라는 경고를 보낸 것이다.
셔먼 부장관은 “전 세계가 단결해 러시아에 매우 큰 제재를 가했다”며 “우리는 ‘하나의 중국’ 정책을 지지하지만, 중국의 대만 점령 시도를 억지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