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최근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를 유럽에 되팔아 이득을 보고 있다고 한다. 중국의 국영 석유 대기업 시노펙(중국석유화공그룹) 자회사인 유니펙이 미국에서 LNG(천연가스)선 3척 이상을 사들여 오는 6월까지 유럽에 도착하는 조건으로 되팔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틈새시장을 노린 중국 시노펙의 LNG 되팔기는 큰 차익을 거뒀을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이를 두고 “세계 최대 천연가스 수입국인 중국의 이례적인 움직임”이라며 “최근 폭등하고 있는 천연가스 가격이 무역 흐름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중국은 러시아의 석유를 헐값에 사들이려는 시도도 하고 있다. 지난 11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 석유 기업 수르구트네프테가스가 서방 제재를 우회하기 위해 중국 바이어들이 신용장 보증 없이도 석유를 공급받을 수 있게 했다.
최근 서방 제재 목적으로 세계 각국의 은행들이 러시아산 석유에 대한 신용장 발급을 중단하는 등 러시아의 석유 수출길이 막힌 가운데 중국이 우회로를 놓아 헐값에 러시아산 석유를 사들일 수 있게 된 것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 유가는 지난 7일 장중 배럴당 130달러를 돌파하는 등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뒤 15일 배럴당 100달러 밑으로 내려가며 겨우 안정세를 찾고 있다.
중국은 러시아산 천연가스 역시 일정 부분 확보해뒀다. 지난 2월 4일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을 가지며 연 100억㎥ 규모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공급받기로 계약했다. 향후 10년 동안 총 1억t의 원유 공급 협상도 체결했다.
중국 내부에서도 이번 전쟁의 승자가 중국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뉴욕타임스(NYT)는 중국 지도층 내에서 이런 시각이 존재한다고 보도했다. 장기적으로 러시아의 대중 의존도가 높아져 무역 혜택을 보고 러시아가 중국의 안전장치로 기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제적 측면과 아울러 외교적 이득도 크다. NYT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미국이 유럽으로 시선을 돌렸고, 이 때문에 중국이 비교적 자유롭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되는 등 러시아가 중국에 전략적·지정학적인 이점을 가져다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 차원을 넘어 중국인 개개인들도 전쟁으로 이익을 챙기려는 움직임이 연이어 포착되고 있다.
텅쉰신원 등 중국 내 다수 매체는 12일 러이사-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이후 모스크바 등 러시아 현지 거주 중국인 커뮤니티에서 러시아 현지 부동산 사재기 관련 정보가 활발히 공유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미국, EU, 일본 등 다수 국가가 러시아에 경제 제재를 강행하며 러시아 루블화 가치가 크게 떨어지면서 월세로 러시아에 체류하던 중국인들 자수가 자가 마련에 성공했다는 소식들이 잇달아 전해진다.
이에 따르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이었던 2월 초에는 약 20만 위안(약 3900만 원)에 거래됐던 모스크바의 한 아파트 가격은 12일 기준 12만 5000위안(약 2400만 원)으로 급락했다.
모스크바에서 유학 중이라는 한 중국인은 모스크바 중심가에 있는 아파트를 최근 매입했다고 밝히며 33.1㎡ 크기 아파트를 소개하는 영상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게시하기도 했다.
현지 체류 중인 중국인뿐만 아니라 루블화 가치 폭락을 맞아 부동산뿐만 아니라 각종 가전제품, 가구 등의 가격도 내려간 것을 노려 빈집을 대량으로 매입하고 내부를 전자제품과 가구로 장식해 재판매하려는 중국 부동산 세력도 러시아행을 타진하고 있다고 텅쉰신원 등은 전했다.
이를 접한 중국 누리꾼들은 “러시아로 장기 여행을 가자”, “봄·여름 휴가 기간이 러시아 부동산 투자를 할 절호의 기회”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