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4거래일 만에 큰 폭으로 반등했다.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7.94달러(8.4%) 뛴 102.9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우크라이나 분쟁 장기화로 러시아산 원유 공급이 계속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고조되면서 공급난을 예상한 매수세가 유입됐다. 전문가들은 전날까지 3거래일 간 13% 하락한 만큼 저가 매수세도 유입된 것으로 분석했다.
이날 우크라이나와 정전 협상을 계속하는 러시아 정부 대변인이 “정전 합의에 이르려면 멀었다”고 말한 게 원유 수급난 우려의 방아쇠를 당겼다. 여기다 러시아군의 공격이 이어지는 우크라이나 남동부 마리우폴에서는 전날 시민들의 피난처였던 극장이 러시아의 공폭을 받았다.
이에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해 서방 세계가 러시아에 부과한 에너지 금수 조치 여파로 러시아산 원유 공급이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16일 공개한 월보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의해 수십 년 새 가장 심각한 공급 위기가 올 수 있다”고 경고한 것도 새로운 매수세를 자극했다. IEA는 “러시아산 원유·석유 제품 공급이 4월 하루 300만 배럴 줄어들 것”이라고 추산했다. IEA는 수요 감소보다 빠른 속도로 공급이 줄어들 것으로 봤다.
안전자산의 대명사인 금 선물가격은 5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4월물 금 가격은 전일 대비 34.0달러(1.8%) 오른 온스당 1943.2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우크라이나 정세를 둘러싸고 불확실성이 강해져 자금이 안전자산으로 몰렸다. 더불어 외환시장에서 달러가 유로 등 주요 통화에 대해 하락하자 달러의 대체투자처인 금에 자금이 쏠렸다는 분석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은 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거의 3년 만에 금리 인상을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