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16일 이자 상환 완료...31일 디폴트 고비 또 온다

입력 2022-03-18 09:52수정 2022-03-18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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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채권단 "16일 이자 받았다"
31일 4억4700만 달러 원금 상환 만기일

▲러시아 모스크바에 위치한 환전소에 러시아 국기와 미국 달러 표시 팻말이 걸려 있다. 모스크바/EPA연합뉴스
러시아가 16일(현지시간) 달러 표시 국채에 대한 이자 지급을 완료했다. 이로써 러시아는 100년 만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를 일단 넘겼다. 31일 더 큰 규모의 달러 원리금 상환 만기일이 도래해 또다시 디폴트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로이터통신은 해외 채권단이 만기일인 16일 러시아로부터 국채 이자를 지급받았다고 보도했다. 앞서 러시아 재무부는 만기가 돌아온 2건의 달러 표시 국채에 대한 이자 1억1700만(약 1450억 원) 달러를 지급했다고 밝혔었다.

러시아가 해당 이자를 서방사회가 동결한 해외보유고 달러로 지급해 미국이 이를 허용할지에 관심이 쏠렸다. 로이터에 따르면 러시아가 지불한 이자는 중개은행인 미국 JP모건의 평가를 거쳐 지불 대리인인 미국 시티은행을 통해 투자자에게 송금됐다.

이로써 러시아는 100년 만의 디폴트 위기를 일단 넘기게 됐다. 러시아는 서방의 경제제재로 중앙은행의 자산이 동결돼 외화 지급이 어려운 처지에 내몰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에 반발해 지난 5일 비우호국에 대한 채무는 자국 통화인 루블로 지급하라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이번 국채 이자 지급은 달러로 상환해야 하는 것이어서 디폴트의 첫 시험대로 주목받았다.

일단 디폴트 고비는 넘겼지만 상환 만기일이 줄줄이 도래한다. 31일 원금과 이자를 합쳐 4억4700만 달러, 4월 4일 21억2900만 달러를 각각 상환해야 한다. 금액이 이번 이자 지급보다 더 크고 이 또한 달러로 지급해야 하는 조건이라 디폴트 가능성은 여전하다.

러시아는 2014년 크림반도 병합 이후 발행한 달러 표시 국채의 경우 루블을 포함한 다른 통화로 원리금을 상환할 수 있도록 했다. 경제 제재 여파로 달러 상환이 불가능해질 경우를 대비한 것이다. 이 같은 형태의 이자 지불 만기일은 21일과 28일이다. 어떤 통화로 상환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디폴트의 진짜 시험대는 5월 말 이후가 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재무부는 러시아 재무부·중앙은행·국부펀드와의 거래를 금지하면서 국채 원리금을 5월 25일까지 받는 것을 일시적으로 허용했다.

러시아는 달러 표시 국채의 원리금 상환이 불가능해질 경우 화살을 서방 제재로 돌릴 것으로 보인다.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달러로 지불할 수 있는지는 받는 사람에 달려 있다”며 “공은 서방에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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