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기 ‘나홀로’ 추락을 거듭하던 카카오뱅크가 반등 채비에 나섰다. 충당금 리스크에서 자유로운 데다가 새 정부의 대출 규제 완화 기조가 겹치며 투자 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 한 주간(11~17일) 8.20% 급등했다. 같은 기간 KB금융(6.04%), 하나금융지주(4.71%), 우리금융지주(4.27%), 신한지주(3.23%) 등도 오름세를 이어갔지만 카카오뱅크의 수익률을 밑돌았다.
이날 오후 1시 53분 기준 카카오뱅크는 5만2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주가가 최저점에 도달했던 지난 1월 27일 종가(3만9650원)와 비교하면 31.15% 급등한 것이다.
금리 상승기 다른 은행주와 달리 추락을 거듭하던 카카오뱅크가 반등에 나서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오르면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이 증가해 주가에도 호재로 인식된다. 올해 초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도 금리 인상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되면서 금리 모멘텀이 부각됐다.
반면 카카오뱅크는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주식 ‘먹튀’ 논란, 정부의 플랫폼 기업 규제 등 카카오그룹을 둘러싼 각종 악재들 탓에 주가가 거듭 하락했다.
전 세계적으로 나타난 성장주 약세 흐름도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은행 업종이 가치주로 분류되는 것과 달리 카카오뱅크는 높은 밸류에이션을 적용받기 때문이다. 상장 당시 고평가 논란이 불거진 이유기도 하다.
하지만 은행주 상승세를 이끌던 금리 모멘텀도 다소 힘이 빠진 모양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지정학적 위험이 지속되고 있고,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경기 둔화 우려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카카오뱅크는 연초 대비 과도한 낙폭, 대출 규제 완화 기대감 등의 호재가 겹치면서 투자 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추진하는 대출 총량 규제 완화 기조가 카카오뱅크를 비롯한 인터넷전문은행에 수혜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출 규제 완화는 보통 은행에 호재로 인식되지만, 문제는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이다. 기준금리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은행이 대출금리를 낮추려면 금리 인상에 대한 비용을 대신 부담할 수밖에 없어 순이자마진이 하락할 여지가 높다는 지적이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인터넷전문은행은 대규모 증자로 충분한 자본을 확충한 데다 차별적인 가격(금리)과 서비스 경쟁력을 갖고 있다”며 “대출 총량 규제가 완화되면 가격 파괴자 역할을 함으로써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배당 성향 감소로 이어질 수 있는 대손준비금 적립 악재도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는 모습이다.
국내 은행은 손실흡수능력을 확충해야 한다는 금융당국의 권고에 따라 지난해 말 기준 약 8760억 원의 대손준비금을 추가 적립하기로 했다. 대손준비금이 늘어나면 배당가능이익 감소가 불가피해지고, 이에 따라 배당이 줄어들 수 있다.
은행주는 높은 배당 성향이 투자 매력을 키우는데, 배당을 하지 않는 카카오뱅크는 이 같은 리스크를 피해 갔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