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대 이상 파괴된 것으로 파악돼
2차 대전 후 가장 빠른 탱크 손실
세계 최대 탱크 전력을 보유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고전하고 있다. 상당수의 러시아 탱크와 장갑차들이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받고 파괴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는 왜 러시아 탱크들의 무덤이 됐을까.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러시아는 대략 3000대의 중무장 탱크로 전쟁을 시작했다. 우크라이나는 850대 정도였다. 현재 양측은 파손된 탱크가 어느 정도인지 밝히지 않고 있다.
군사전문매체 오릭스블로그 분석 결과 지난달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230대 이상의 러시아군 중장갑차가 타격을 입었다. 상당수가 파괴됐고 일부는 버려졌으며 우크라이나군에 뺐기기도 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자신들이 파괴한 러시아군 탱크가 400대 이상이며 중장갑차는 이보다 더 많다고 주장한다.
전문가들은 2차 대전 후 가장 짧은 기간 동안 가장 많은 탱크가 파괴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군사력 25위의 우크라이나가 세계 2위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고 있는 배경은 바로 '탱크 잡는' 무기에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터키산 드론과 미국산 재블린 및 대전차 미사일을 활용해 러시아군 탱크와 장갑차에 타격을 가하고 있다. 한 영상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드론을 띄워 러시아 탱크들을 추격한다. 적절한 시점과 지점을 포착해 러시아 탱크에 포격을 가한다.
우크라이나군이 수적으로 절대적인 열세지만 민첩한 무기들을 가지고 놀랄 정도로 뛰어난 성과를 거두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군의 탱크를 활용한 전술이 현대전(戰)에서 우위를 점할 수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미국, 러시아와 탱크로 경쟁하는 대신
탱크 잡는 무기 개발에 집중
1차 세계대전 당시 처음 전장에 등장한 탱크는 2차 대전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했다. 사상 최대 규모의 탱크 전투는 1943년 러시아 도시 쿠르스크에서 벌어졌다. 당시 6000대의 탱크, 수천 대의 항공기가 투입됐고 참가한 병사만 200만 명에 달했다. 러시아의 탱크 전력은 독일을 패퇴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후 소련은 냉전 시기 엄청난 수의 탱크를 대량 생산했다. 반면 미국은 탱크 생산에서 소련과 경쟁하는 대신 장갑차를 제거하는 방법에 초점을 맞췄다.
1970년대 중반 도입된 A10 전투기는 ‘탱크 킬러’로 불렸다. 저공 비행을 하면서 목표물을 분쇄하도록 설계됐다. 폭탄, 미사일을 사용할 수 있고 기관총을 활용해 탄약을 발사, 장갑차를 관통할 수 있다.
10년 후 도입된 AH-64 아파치 헬기는 유사한 작업을 수행하면서도 기동성은 더 우수하게 설계됐다.
이제 드론 등을 통해 휴대가 더 간편하며 자율적인 시스템을 사용해 동일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
방위 산업 전문가인 니콜라스 드러몬드는 “우크라이나군이 (드론 등) 무기들을 활용하면서 러시아군의 발을 묶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정부는 17일에도 8억 달러 규모의 군사 장비 지원 계획을 밝혔다. 여기에는 2000대의 재블린과 7000대의 탱크 잡을 무기들, 100대의 무장 드론이 포함됐다.
더 많은 러시아군 탱크들이 우크라이나에 묻힐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