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슨모터스, 쌍용차 인수 대금 2743억 원 납부 못 해…M&A 무산 위기

입력 2022-03-27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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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슨모터스, 25일까지 잔금 냈어야…쌍용차, 계약 해지 결정 가능

▲쌍용차 평택공장 정문 (사진제공=쌍용차)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자동차 인수에 필요한 대금 2743억 원을 기한 내에 내지 못하며 인수ㆍ합병(M&A)이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쌍용차가 계약 해지를 결정하면 인수·합병 절차는 원점으로 돌아간다.

27일 법조계와 업계에 따르면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은 인수대금 잔금 납부 기한인 이달 25일까지 잔금을 내지 못했다. 서울회생법원은 에디슨모터스가 관계인 집회일 5영업일 전까지 인수대금 전액을 내도록 했다. 관계인 집회는 4월 1일로 예정돼 있어 에디슨모터스는 25일까지 계약금으로 낸 305억 원 이외에 잔금 2743억 원을 내야 했다.

대금 미납으로 쌍용차는 에디슨모터스와 체결한 인수ㆍ합병 계약을 해지할 권한이 생겼다. 쌍용차가 계약 해지를 결정하면 에디슨모터스가 제출한 회생 계획안은 자동 폐기된다.

쌍용차가 계약을 해지하지 않고 관계인 집회를 미루거나 앞으로 인수대금이 납부되면 에디슨모터스의 인수 작업은 계속될 수 있다. 하지만 업계에선 계약이 해지될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쌍용차는 물론이고 상거래 채권단, 노동조합이 에디슨모터스에 부정적인 견해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쌍용차는 에디슨모터스가 관계인 집회 일정 연기를 요청해도 부정적인 태도를 유지했다. 채권단 역시 법원에 에디슨모터스의 인수를 반대하는 탄원서를 21일 제출했다. 채권단은 1.75%에 불과한 낮은 변제율을 문제 삼았다. 회생 계획안은 채권단이 가진 회생채권(약 5470억 원)을 1.75%만 현금으로 갚고 나머지 98.25%는 출자전환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서다. 채권단 관계자는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를 단돈 3000억 원에 인수하겠다고 나섰으나 그 돈으로는 회생채권은 말할 것도 없고, 공익채권도 못 갚는 실정”이라고 비판했다.

쌍용차 노조도 채권단과 입장을 같이했다. 노조는 의견서를 통해 “에디슨모터스와 4차례에 걸쳐 실무 협의를 진행했지만, 운영 자금 조달 계획이 비현실적이고 구체적이지 못했다”며 “채권단을 설득하지 못하면 노조는 협력사와 의견을 같이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쌍용차는 이달 말까지 계약 해지 여부를 결정한 뒤 법원으로부터 관련 허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에디슨모터스는 관계인 집회를 연기해 인수 작업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애초 애디슨모터스는 재무적 투자자(FI)를 통해 인수자금을 마련할 예정이었지만, 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고 있다. 사모펀드 키스톤PE는 컨소시엄을 탈퇴했고 KCGI는 쌍용차 지분율 확보나 자금 대여 등 구체적인 투자 방식을 확정하지 못했다.

에디슨모터스의 자금 조달에 핵심적인 역할을 맡은 에디슨EV는 4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해 관리종목에 지정될 위기에 놓였다. 에디슨모터스는 에디슨EV가 최대주주로 있는 유앤아이를 통해 투자를 유치하고 관계인 집회를 연기한 사이에 인수자금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에디슨모터스의 인수가 무산되면 쌍용차의 인수ㆍ합병은 원점으로 돌아간다. 법원 허가로 경쟁입찰이나 수의계약을 통해 다시 인수합병을 추진해야 한다.

다만, 지난해 기업회생 과정에서 SM그룹 등 관심을 보인 다수 기업이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인수ㆍ합병을 다시 추진해도 새 인수자를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최악의 경우 기업 청산 절차가 진행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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