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이자이익 70~80% 은행이 차지…고객 확보 등 주요 영업 영역
지주 회장·은행장, 영업 현장 경험 다수…공격적 영업 예상
27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은 최근 전세대출 규제를 완화하고 5000만 원에 묶여 있던 신용대출상품 통장대출(마이너스통장) 한도도 풀었다. 작년 가계부채 관리 일환으로 걸어 잠갔던 대출 빗장을 연 것이다.
올해도 은행들의 ‘대출 대전’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그룹 경영의 주요 수익원일 뿐만 아니라 고객 확보의 근간이기 때문이다.
4대 금융지주의 이자이익 대부분은 은행이 기여한다. 작년 한 해만 보더라도 금융지주 순이자이익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KB 68.8%(11조2300억 원 중 7조7290억 원) △신한 73%(9조530억 워 중 6조6120억 원)△우리 84.8%(6조9860억 원 중 5조9220억 원) △하나 82.7%(7조4372억 원 중 6조1506억 원)으로 거의 대부분으로 볼 수 있다.
은행들의 대출 영업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누가 먼저 발 빠르게 움직이느냐가 관건이다. 작년엔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정책에 부응하고자 대출을 제한했다면 올해 상황은 정반대다. 기준금리 상승으로 금리 부담이 커져 대출 수요가 작년만큼 크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침체로 반전된 것도 대출 수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부분의 금융지주 회장, 은행장의 경력도 영업인만큼 은행들이 공격적으로 영업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 25일 주주총회에서 회장으로 선임된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영업통으로 불린다. 2015년 하나-외환은행 통합 초대 행장을 지냈을 때 ‘영업제일주의=사람+조직+현장중심’이란 기치를 내걸기도 했다. 함 회장은 회사 경영 전략으로 온오프라인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옴니채널을 구현하고 자산관리 및 기업금융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KB금융은 리스크 관리 전문가인 윤종규 회장을 필두로 이재근 국민은행장이 현장을 진두지휘한다. 이 행장은 은행장 직전 영업그룹장(부행장)을 맡았다. 특히 이 행장은 취임 이후 고객 중심 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내세우며 영업점 운영 시간을 저녁 6시(9 To 6 뱅크)로 연장하는 파격적인 변화를 시도했다.
신한금융에서는 조용병 회장이 은행에서 리테일부문장 겸 영업추진그룹 부행장을 지냈다. 신한금융은 올해 경영 환경을 금리 상승 및 대출자산 성장에 따른 이자이익 개선으로 전망했다. 우리금융은 손태승 회장이 글로벌사업 경험이 많다면 이원덕 우리은행장이 영업본부장(미래전략부장)을 지내 현장 경험을 가지고 있다.
김재우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올해 은행 산업을 전망하면서 가계와 기업을 합한 대출 성장률을 7% 수준으로 내다봤다. 김 수석연구위원은 “가계대출 성장률은 5% 내외로 둔화하는 수준에 그칠 전망이고, 기업대출 성장률을 ‘하이 싱글 디짓(High Single Digit)’으로 전망한다”며 “가계와 기업 대출 믹스에 따라 7% 내외 수준의 성장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며, 이는 2022년 이자이익 성장의 근간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