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복지재단이 국가와 사회 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 4명에게 ‘LG의인상’을 수여했다.
LG복지재단은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기 위해 바다에 뛰어든 김하수(70)ㆍ이광원(42)ㆍ송영봉(51) 씨와 퇴근길 화재현장에서 탈출하지 못한 노인 3명을 맨몸으로 구조한 이기성 소방사(32)에게 LG의인상을 수여했다고 29일 밝혔다.
김하수 씨는 지난달 9일 오후 10시 30분경 경남 거제시 근포 방파제 인근 편의점을 다녀오다 어두운 바다 위에 사람이 떠 있는 장면을 목격했다.
김 씨는 지나가던 차를 세워 신고를 요청한 뒤 곧바로 겉옷을 벗어두고 차가운 겨울 바다에 뛰어들었다. 김 씨는 물에 빠져 호흡을 간신히 유지하던 30대 남자를 끌어안은 채 해경이 도착할 때까지 20여 분을 버텼다. 이후 구조된 남성은 병원으로 이송됐다.
김하수 씨는 “젊은 청년의 목숨이 위험할 수 있다는 생각에 나이도 잊은 채 물속으로 뛰어들게 됐다”며 “당연히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담담히 소감을 밝혔다.
지난달 20일 오후 3시경 강원도 양양군 남애항 주차장 쪽에서는 승용차 한 대가 바다로 떨어져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차량에는 4명이 탑승해 있었으며 차량 내부에서 나오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인근 식당에서 일하던 이광원 씨는 이를 목격하고 곧장 사람들을 구하고자 바다에 뛰어들었다. 수압으로 문이 열리지 않았지만 이 씨는 주변에 있던 행인들이 던진 밧줄을 받아 차량에 묶었다. 항구 주변 사람들이 함께 이를 끌어 차량을 항구 가까이 옮겼다.
승용차가 항구에 가까이 왔을 때 앞 좌석의 2명은 스스로 문을 열고 나와 상인들의 도움으로 육상으로 올라왔다. 뒷좌석에 있던 한 명은 이 씨가 문을 열어 탈출시켰다. 하지만 한 사람이 더 갇혀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이 씨는 다시 물속으로 뛰어들어 마지막 탑승자를 구조했다.
4명 모두 건강에 이상이 없었으며 여러 사람과 합심한 덕에 해경이 현장에 오기 전 상황은 마무리됐다.
송영봉 씨는 지난 1월 30일 오후 4시경 대리운전을 마치고 귀가하는 도중 울산 동구 방어진 공동어시장 앞에서 술에 취해 바다에 빠진 60대 남성을 목격했다. 송 씨는 바다에 뛰어들어 남성이 떠내려가지 않도록 붙잡았다. 구조대가 도착할 때까지 20여 분을 버텨 해경과 함께 남성을 무사히 구조했다.
이기성 소방사는 지난해 12월 31일 오전 9시경 밤샘 근무 후 차를 몰고 귀가 중이던 이 소방사는 경기도 평택시 고덕면의 단독주택에서 연기가 나는 장면을 목격했다.
주택에 최대한 가까이 접근해 화재 여부를 판단한 뒤 119에 신고한 이 소방사는 창문을 통해 탈출하지 못한 80대 노부부와 70대 요양 보호사를 발견했다. 그는 구조장비 없이 맨몸으로 뒷문으로 들어가 거동이 불편한 80대 여성을 안고 나오면서 동시에 나머지 두 명이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도왔다.
LG관계자는 “얼굴도 모르는 이웃을 위해 위험을 불사한 시민들의 용기 있는 행동을 격려하기 위한 것”이라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한편 LG의인상은 2015년 ‘사회 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는 故 구본무 회장의 뜻을 반영해 제정됐다. 2018년 구광모 LG 대표 취임 이후에는 사회 곳곳에서 타인을 위해 묵묵히 봉사와 선행을 다 하는 일반 시민으로 수상 범위를 확대했다. 현재까지 LG의인상 수상자는 총 174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