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신사업 등 새 먹거리 발굴 한창
“비건설부문 사업 진출로 리스크 줄여”
건설업계가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신사업 진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원자잿값 폭등·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등 대내외적 변수가 잇따르면서 지속 가능한 성장 발판을 마련하는 모습이다.
29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건설사들은 기존 정관을 변경해 새로운 사업목적을 추가하거나 주택사업에서 벗어난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간 영위해온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유관 분야 확장에 그쳤다면, 최근 들어서는 친환경 신사업 등 새 먹거리 발굴에 한창이다.
삼성물산은 소형모듈원전(SMR) 관련 신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소형모듈원전 사업 선두주자인 미국 뉴스케일(NuScale)에 지분을 투자했다. 삼성물산은 소형모듈원전 투자 확대로 사업 기회를 선점해 에너지 솔루션과 스마트시티 등 신사업을 통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평가받는 소형모듈원전은 기존 원전 대비 안전성을 개선하고 탄소 배출이 거의 없다. 기존 신재생발전의 단점인 자연조건 제약을 보완해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한다. 윤석열 정부의 친환경 원전 정책에도 힘을 보탤 전망이다.
GS건설은 4차 산업혁명 기술이자 미래형 청정 수산물 생산 기술로 주목받는 스마트양식 사업에 진출한다. 앞서 GS건설은 2020년 7월 부산광역시와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부산 기장군에 스마트양식 테스트베드를 2023년까지 준공할 계획이다.
스마트양식 테스트베드는 첨단 수처리 플랜트 건설 경험을 활용한 물 정화 및 순환시스템이 적용된다. 어류의 건강한 성장을 관리하기 위한 ICT(정보통신기술) 기술이 융합된 미래형 육상 양식시설로 기생충이나 미세 플라스틱 등에 노출되지 않고 청정 연어를 생산할 수 있다.
호반건설은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에 뛰어들었다. 호반건설은 최근 KT엔지니어링과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양사는 데이터센터 구축을 목표로 사업 관련 기술·경험 제공 및 시공 협업 등을 수행할 예정이다.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데이터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양사는 이번 센터 구축이 메타버스(3차원 가상현실), AI(인공지능) 등 미래기술 개발에 가속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호반건설은 데이터센터 구축 외에도 20여 개 스타트업과 협업을 진행하며 기술 상용화를 위한 협력도 이어가고 있다.
한신공영은 정관 일부 변경안 의결을 통해 새로운 사업목적을 추가했다. 새로 추가하는 사업 내용은 △자동차 운전교습업 △조립구조재 조립·설치·시공업 △건축·토목자재 도소매업 △건축·토목자재 수출입업 등이다. 한신공영은 지난해 주주총회에서도 사업목적에 △대형할인점 운영 및 관리업 △상가임대업 등을 추가하는 등 신사업 움직임을 활발히 하고 있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적극적으로 사업 다각화에 나서는 것은 주택시장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면서 건설현장에는 진행 중인 공사는 물론 계획된 착공도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기에 국토교통부가 인명피해 사고를 낸 건설사를 퇴출하는 ‘원·투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도입하면서 건설업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비건설부문 사업 진출을 통한 사업 다각화는 건설 경기 하강 국면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고 방어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며 “정관 변경을 통해 관련 산업 진출을 저울질한 후 사업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