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교과서에 조선인 ‘강제연행·종군위안부’ 표현 삭제…‘독도 영유권’ 주장도 강화

입력 2022-03-29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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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일본 고등학교 2학년 이상 학생이 사용할 교과서에서 일제강점기 조선인 노동자를 ‘강제 연행’했다는 표현이 정부의 검정 과정에서 삭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종군 위안부’ 표현도 사라졌으며, 독도에 대해서는 부당한 영유권을 주장하는 내용이 강화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일본 문부과학성은 29일 오후 열린 교과서 검정심의회에서 고교 2학년생 이상이 내년부터 사용하는 239종의 교과서가 검정 심사를 통과했다고 발표했다.

이중 심사를 통과한 역사 분야 교과서 14종(일본사탐구 7종과 세계사탐구 교과서 7종)을 확인한 결과, 일부 교과서 신청본에 있던 ‘강제 연행’ 표현이 검정 과정에서 ‘동원’이나 ‘징용’으로 수정됐다.

▲위안부 강제 동원 모호하게 표현한 교과서. (연합뉴스)

짓쿄출판의 일본사탐구에는 당초 “조선인 일본 연행은 1939년 모집 형식으로 시작돼 1942년부터는 관의 알선에 의한 강제 연행이 시작됐다. 1944년 국민 징용령이 개정 공포되면서 노동력 부족을 보충하기 위해 강제 연행의 실시가 확대돼 그 숫자는 약 80만 명에 달했다”고 기술돼 있다.

그러나 검정 이후 ‘강제 연행’은 모두 ‘동원’으로 수정했다.

데이코쿠서원의 세계사탐구도 당초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 본토의 노동력 부족을 보충하기 위해 조선과 중국에서 노동자를 강제적으로 연행했다”는 기술이 있었지만, 검정 이후 ‘강제적으로 연행’이라는 표현이 ‘징용·동원됐다’로 변경됐다.

검정 과정에서 ‘정부의 통일적 견해에 기초한 기술이 아니다’는 지적이 나와 출판사가 검정 통과를 위해 수정한 것이다.

‘정부의 통일적 견해’란 스가 요시히데 내각 때인 작년 4월 27일 각의(우리의 국무회의 격)에서 조선인 노동자 ‘강제 연행’이나 ‘종군 위안부’라는 표현은 부적절하고 ‘징용’이나 ‘위안부’로 쓰는 것이 적절하다는 정부 입장이 채택된 것을 뜻한다.

앞서 문부과학성은 작년 4월 각의 결정이 나오자 그에 앞서 검정을 통과했던 교과서에도 종군 위안부와 강제 연행이 포함된 기술도 변경하도록 압박했고, 실제 각 출판사가 이런 표현을 수정한 바 있다.

종군 위안부의 경우 1993년 일본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로 공식 사죄한 고노담화에 등장하는 표현이나 일본사탐구와 세계사탐구 교과서 14종의 일본군 위안부 관련 기술을 분석한 결과, 일본군이 관여한 점과 강제적 동원이었다는 점을 설명하는 교과서는 짓쿄출판의 일본사탐구 1종뿐이다. 나머지는 부실하게 쓰거나 아예 다루지 않았다.

▲독도를 '다케시마'로 표기한 일본 고교 교과서 (연합뉴스)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부당한 영유권 주장도 이어졌다. 일본 정부는 2014년 개정한 학습지도요령 해설서를 통해 독도가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내용을 교과서에 넣도록 한 이후 강화되고 있다.

이번에 검정을 통과한 지리총합(1종), 지리탐구(3종), 지도(1종), 공공(1종), 정치경제(6종) 등 역사를 제외한 12종의 사회 과목 교과서를 확인한 결과, 독도가 “일본(우리나라) 고유 영토”라는 기술이 모두 포함된 것으로 드러냈다.

12종 가운데 8종에는 한국이 독도를 “불법(으로) 점거”하고 있다는 기술이 포함됐고, 3종에는 “한국에 점거” 또는 “한국이 일방적으로 자국 영토라고 주장”한다는 표현이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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