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춘히 조선중앙TV아나운서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고급 아파트를 전해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리춘히는 50여 년 간 조선중앙TV 아나운서로 활동하면서 김일성·김정일 사망, 핵실험 등 북한의 대형 뉴스를 전달해 우리에게도 익숙한데요.
아무리 유명한 아나운서라도 아파트를 공짜로 받았다니 놀랍습니다. 그것도 무려 ‘리버뷰’를 자랑하는 아파트라고 하는데요. 우리나라에서는 한강뷰 아파트 가격이 수십억 원에 달할 정도로 비쌉니다. 과연 북한도 비슷할까요?
14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조선중앙TV 간판 아나운서로 활동 중인 리춘히에게 복층 구조의 경루동 7호동 새집을 선물로 줬다고 합니다.
이 아파트는 김 위원장이 직접 준공식에 참석할 정도로 애정을 갖는 곳이라고 하는데요. 김일성 주석이 1970년대 주석궁(현 금수산태양궁전)으로 옮기기 전까지 살았던 ‘5호댁 관저’가 있던 곳으로, 평양 내에서도 명당 중의 명당으로 손꼽힌다고 합니다. 김 위원장이 지난해 3월과 4월, 8월 등 4차례나 직접 시찰하며, 경루동이라는 이름도 직접 붙였습니다.
특히 단지 주변에 노동당 청사, 만수대 의사당, 인민 문화 궁전, 관사 등 당 관련 주요 시설이 밀집해있으며 강변에 지어져 경관도 좋다고 합니다. 고급 단지인 만큼 널찍한 평수에 내부 인테리어도 우리나라에서 지어진 아파트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입니다.
만약 우리나라에 지어진 아파트라면 분양가만 해도 십 수억 원, 분양 이후 매매가는 수 십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서울에서 한강이 내다보이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95㎡의 실거래가격은 42억 원에 달합니다.
하지만 리춘히가 받은 아파트의 가격을 정확히 알기는 어렵습니다. 이 아파트는 파는 것이 아니라 각 부문 노력 혁신자, 공로자, 과학자, 문필가에게 선물로 줄 계획으로 지어졌기 때문입니다. 리춘히 외에도 최성원 아나운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서 최고지도자를 찬양하는 정론을 주로 집필하는 동태관 논설위원 등이 이 아파트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가격을 추정해볼 수는 있습니다. 쉽지는 않지만 말이죠. 북한에서는 주택거래가 불법이기 때문입니다. 공산주의 사회인만큼 주택에 대한 개인의 소유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대신 국가가 주택을 짓고 거주자를 배정합니다. 인민위원회로부터 ‘국가 살림집 이용허가증(입사증)’을 발급받은 사람들이 국가가 정해준 집에 살게 되는 것이죠.
하지만 북한에서도 주탁거래가 암암리에 이뤄지고 있다고 합니다.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이후 주택배정 시스템이 마비되면서 음성적 거래가 확산됐다고 하는데요. 북한에서는 ‘집데꼬’라고 불리는 중개업자들이 입사증 명의를 변경하거나 조작하는 방식으로 거래를 주도하고 있다고 합니다.
북한에서도 단연 수도인 평양의 집값이 비싸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강남과 강북처럼 대동강을 기준으로 서평양, 동평양으로 나뉘는데 서평양 중에서도 중심지인 본평양이 우리나라의 강남과 비슷하다고 합니다. 이 지역은 주거 환경도 강남과 비슷합니다. 평양역이 있어 교통이 편리하고, 각종 편의시설이 밀접돼 있는 것이죠. 집값이 비쌀 수밖에 없네요.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북한경제연구실 부연구위원인 임송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이 지역의 아파트 가격(2015년 기준)은 180㎡가 20만 달러(2억2380만 원)에 거래된다고 합니다. 같은 평수는 아니지만 동평양 지역의 경우 60㎡가 1만5000달러(1678만 원)라고 합니다. 3.3㎡ 당 가격을 계산해보면 가격차이가 약 4배 가량 나는 셈이죠.
북한 역시 지역별 아파트가격 차이가 크다고 하는데요. 지역별 50~70㎡ 크기의 아파트 가격이 평양은 4만 달러(4474만 원), 청진은 2000달러(223만 원)로 청진이 평양의 20분의 1 수준에 불과합니다. 평양 다음으로는 △함흥 5000달러(559만 원) △신의주시 3500달러(391만 원) △남포특별시 3000달러(335만 원) 등의 순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