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오르고 집값 약세도 계속…부동산 '영끌족' 시름

입력 2022-04-17 15:00수정 2022-04-17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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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금리, 8개월 새 8차례 올라
7%대 눈앞…대출이자 부담 '껑충'
중저가 몰려있는 노도강 약세 지속
경기·인천 하락폭 줄었지만 내림세
매수심리도 3개월째 '제자리 걸음'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모습. (뉴시스)

#. 지난해 11월 영끌 대출로 생애 최초로 아파트를 매매했습니다. 매수 이후 5000만 원 정도 떨어졌지만, 오를 거라는 생각으로 빚을 갚아나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금리가 계속 올라 최고 7% 이상 갈 수 있다는 얘길 듣고 나서 며칠째 잠이 안 옵니다. 어떻게 해야할까요. (40대 영끌족 A 씨)

올해 기준금리 인상과 집값 상승 폭 둔화로 부동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다) 매수자의 시름이 깊어만 간다. 기준금리 인상과 연동된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해 8월부터 이달 14일까지 8차례 올라 ‘연 7%대 금리’ 시대를 코앞에 뒀다. 집값 추이 역시 심상찮다. 서울 강남지역과 용산 등 고가 아파트 단지 밀집지역은 집값 오름세가 계속되고 있지만, 영끌족 매수가 집중된 서울 외곽과 경기, 인천 등은 약세가 계속되고 있다.

서울 외곽지역 포함 수도권 집값 하락 '여전'

17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값 동향에 따르면 서울 도봉구는 4월 둘째 주 기준으로 0.03% 떨어졌다. 노원구와 강북구도 각각 0.02%와 0.01%씩 하락했다. 지난해 중·저가 아파트 영끌 매수세가 집중된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의 하락세는 지난주에 이어 계속됐다. 해당 지역은 대표적인 중저가 매수세 몰려 영끌족 대표 투자처로 불린다.

노원구 상계주공7단지 전용면적 41㎡형은 지난달 31일 6억6000만 원에 실거래됐다. 지난해 7월 거래된 종전 최고가인 7억 원과 비교하면 4000만 원 떨어졌다. 경기 화성시 청계동 ‘동탄역 시범호반써밋’ 전용 84㎡형 역시 지난 9일 8억8000만 원에 손바뀜됐다. 같은 평형은 지난해 9월 최근 실거래가보다 2억7000만 원 비싼 11억5000만 원에 신고가 거래됐다.

같은 기간 강남구는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호가가 뛰어 지난주 0.02%에서 이번 주 0.04% 올랐고, 서초구는 반포동 등 인기 단지 위주로 신고가 거래가 이뤄져 2주 연속 0.02% 상승한 것과 대비된다.

경기와 인천 역시 매맷값 하락이 수 주째 지속 중이다. 하락 폭은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집값 내림세가 계속됐다. 이 기간 인천은 0.01% 내렸고, 경기는 지난주(-0.03%)보다 하락 폭이 조금 줄어든 0.01% 하락을 기록했다.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기준금리 연 1.5%…주담대 '7%' 시대 확실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기준금리도 연일 치솟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4일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한 연 1.50%로 결정했다. 지난해 8월부터 14일까지 총 네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해 1년도 안 돼 금리가 1%p나 치솟았다.

금리가 오르자 아파트 매수심리도 급격히 식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48.6으로 지난 1월 17일 47.6보다 1포인트(p) 오르는 데 그쳤다. 수도권 역시 같은 기간 45.1에서 46.2로 1.1p 상승했다. 이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100보다 높으면 매수자가 매도자보다 많다는 뜻이다. 석 달 가까이 매수심리가 제자리에 머물며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주담대 금리도 올라 이자 부담도 늘어난다. 매수자로선 이자 비용이 늘수록 아파트 매수를 꺼릴 수밖에 없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도 늘어날 전망이다. 주담대 변동금리 기준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오르면 대출 금리는 최고 6%대를 넘어 7%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 중 약 77%가 변동금리 대출 상품인 만큼 대부분 대출자는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을 고스란히 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2020년과 지난해 2~3%대 주택담보대출로 무리하게 아파트를 사들인 집주인의 대출 이자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신규 주택구매자라면 집값의 30% 이내로 빌리고 신용대출은 자금계획에서 제외하는 것이 좋고, 이미 담보대출을 받아 구매했다면 금리가 낮은 상품으로 갈아타는 전략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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