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계곡 살인 사건' 피의자 이은해·조현수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검은 이날 살인·살인미수·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미수 등 혐의로 이 씨와 조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영장실질심사는 19일 오후 3시 30분 인천지법 소병진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릴 예정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이들에 대한 체포영장이 두 번이나 발부된 만큼 구속영장 역시 발부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검찰은 이 씨와 조 씨에게 '부작위에 의한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두 사람은 2019년 6월 30일 오후 8시 24분 경기도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수영을 못하는 이 씨의 남편 윤 모씨에게 다이빙을 강요해 물에 빠져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두 사람이 윤 씨 구조를 제 때 하지 않고 소극적으로 행동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봤다. 이들에게 구조 의무가 있었다는 점이 증명이 돼야 살인 혐의가 인정될 수 있다.
이 씨와 조 씨는 두 차례에 걸쳐 윤 씨를 살해하려 했으나 실패한 살인미수 의혹도 있다. 검찰은 두 사람이 2019년 2월 강원도 양양군 펜션에서 윤 씨에게 복어 정소와 피 등을 섞은 음식을 먹이거나 윤 씨를 낚시터에 빠뜨려 살해하려 했다고 본다. 같은 해 5월 경기도 용인시의 한 낚시터에서 윤 씨를 물에 빠뜨려 살해하려 했지만 지인에게 발각돼 실패했다는 혐의도 있다.
검찰은 이들이 보험금 8억 원을 노리고 범행을 해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피해자 윤 씨의 누나는 한 인터넷 카페에 글을 올려 "동생을 담보로 경제적 이득을 취하려고 했던 짐승들을 도저히 용서할 수가 없다"며 엄벌을 촉구했다.
이 씨와 조 씨는 지난해 12월 14일 검찰의 2차 조사를 앞두고 잠적한 뒤 4개월만인 16일 경기도 고양시 삼송역 인근 한 오피스텔에서 경찰에 검거됐다.
이 씨는 16일 오전 경찰 검거망이 좁혀오자 아버지에게 자수 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이 씨 아버지는 "딸이 자수하려고 한다"며 오피스텔 주소를 경찰에 알려줬고 경찰은 이 씨 아버지와 함께 해당 오피스텔을 찾았다.
이 씨와 조 씨는 경찰 수사관이 "문을 열라"고 하자 별다른 저항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체포 당시 해당 오피스텔에는 이 씨와 조 씨만 있었고 조력자는 함께 있지 않았다.
검찰은 해당 오피스텔에서 압수한 휴대전화들도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분석하고 있으며 도주 경로 등을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이들의 도피를 도운 조력자의 신원을 확인했고 조만간 소환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가 사망하기 전 계곡에서 물놀이를 함께한 조 씨 친구도 살인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전과 18범인 그는 다른 사기 사건으로 이미 구속된 상태다.
다만 조사 과정에서 이 씨와 조 씨는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하면서 수사관의 질문 등을 회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