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업체들이 염색샴푸 시장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머리를 감기만 해도 새치 염색이 되는 간편함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으면서 완판 행렬이 이어지자 앞으로 국내 샴푸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를 웃돌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모다모다'가 불 지핀 염색샴푸 시장에 거대 뷰티공룡 업체까지 뛰어들면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모다모다' 샴푸가 열어젖힌 염색샴푸 시장에 아모레퍼시픽이 뛰어든 데 이어 LG생활건강 등 주요 뷰티업체까지 합류하면서 경쟁이 뜨겁다.
LG생활건강은 한방 헤어케어 브랜드 '리엔'에서 내달 중순 출시를 목표를 염색 샴푸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샴푸 1종(450㎖)과 트리트먼트 1종(150㎖)으로, 제품명은 미정이다. LG생활건강이 염색 샴푸를 출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제품 출시 배경에 대해 "스트레스 등 다양한 외부 환경 요인으로 발생한 새치가 중장년층뿐 아니라 젊은층 고객에까지 확산하는 상황에서 샴푸만 사용하고도 간편하게 새치 커버 효과를 경험할 수 있는 제품을 준비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염색샴푸' 인기는 중소업체 모다모다가 도화선이 됐다. 지난해 8월 염색샴푸 '프로체인지 블랙 샴푸'를 출시한 모다모다 측은 이 제품으로 600억 원의 판매고를 올릴 정도로 이름을 알렸다. 하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가 샴푸의 핵심 성분으로 모발 염색 성분 기능을 가진 '1,2,4-트리하이드록시벤벤젠'(이하 THB)을 화장품 사용금지 원료 목록에 추가한다는 개정안을 발표하면서 모다모다의 샴푸 제조가 중단될 위기도 겪었다.
이후 지난달 규제개혁위원회(이하 규개위)가 식약처 조치에 제동을 걸며 모다모다 측의 손을 들어주고 판매가 극적으로 재개되며 분위기가 반전됐다. 규개위 측이 한시적으로 팔릴 예정이었던 2년 6개월 동안 모다모다 샴푸의 안전성 여부를 재검토하겠다고 판단하자 모다모다 측은 홈쇼핑 판매를 이달 초 즉시 재개, NS홈쇼핑에서 총 3만여 개의 물량이 팔려나가는 기염을 토했다.
모다모다는 미국 유통망을 확대하고 중국 법인을 신설하는 등 해외 시장을 공략해 글로벌 헤어케어 브랜드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뷰티공룡' 아모레퍼시픽도 염색 샴푸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에 가세했다. 앞서 1993년 염모 린스를 출시한 만큼 30년 동안의 기술과 자본, 브랜드 마케팅력으로 중무장한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염색샴푸 '려 더블이펙터 블랙샴푸, 트리트먼트'를 14일 첫 공개됐다. 출시와 동시에 이 제품은 SSG닷컴에서 '쓱 배송' 품절 사태가 발생하는가 하면, G마켓에서는 출시 이후 뷰티 카테고리 1위를 기록 중이고 이마트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헤어 카테고리 전체 1위를 달성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마트, SSG닷컴, G마켓에서 동시 출시된 려 블랙 샴푸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이 높아,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보인다"며 "코로나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인해 새치 샴푸를 비롯한 셀프 케어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특히 아모레퍼시픽은 모다모다 샴푸의 갈변 방식이 아닌 코팅 방식을 적용한 것도 차별점이다. 흑삼화 인삼, 검은콩, 칡뿌리(갈근) 등 한방 유래성분이 함유된 ‘블랙 토닝’이 머리카락 표면에 달라붙어 새치를 점점 어둡게 코팅시켜 일시적인 커버 효과를 내는 원리다.
아모레퍼시픽의 려 블랙샴푸는 정식 출시 전 샴푸와 트리트먼트 제품을 병행해 약 2주 이상 사용한 품평단 조사에서 새치 커버 만족도 99%의 응답 결과를 얻었다. 국내 화장품 안전기준 등에 관한 규정 준수는 물론, 두피 자극과 모발 손상에 대한 부담을 줄여 독일 더마 테스트 최고 등급을 획득했다.
화장품 로드샵 1세대 토니모리도 전선에 합류했다. 소비자 호응도 좋다. 지난해 토니모리가 론칭한 프리미엄 클린 뷰티 브랜드 튠나인(Tune9)의 ‘내추럴 체인지 컬러 샴푸’는 18일 GS홈쇼핑에서 론칭과 동시에 준비 물량이 조기 완판됐다. 내추럴 체인지 컬러샴푸는 식약처 고시 성분만 사용한 염색샴푸로, 1, 2, 4 THB 성분이 포함되지 않아 안전한 제품이라고 회사측은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