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도심 내 여유와 활력 넘치는 ‘미래도심’ 재창조”
서울 도심 개발 시 녹지 비율이 대폭 확대된다. 서울시 차원에서 ‘녹지생태도심’ 전략을 시행해 내년부터 공공기여 등으로 공원과 녹지를 확충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21일 고밀·복합 개발과 녹지 공간 확보를 동시에 추진하는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을 발표했다. 현재 서울 도심 내 공원과 녹지 비율은 전체 면적의 3.7% 수준이다. 경복궁 등 고궁을 포함해도 8.5% 정도에 불과해 미국 뉴욕 맨해튼(26.8%)과 비교하면 녹지율이 매우 낮다.
서울시가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의 핵심은 건축물 높이(90m 이하)와 용적률(600% 이하) 등 기존 건축규제는 완화하고 그 이득만큼 공공기여를 통해 공원과 녹지로 조성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3.7%에 불과한 서울 도심 녹지율을 15% 이상으로 4배 이상 끌어올릴 계획이다.
시는 노후도가 높은 ‘종묘~퇴계로’ 일대 44만㎡를 녹지생태도심으로 우선 재정비한다. 이를 위해 서울 도심을 지역별 특성에 따라 3개 구역(신규 정비구역, 기존 시행 정비구역, 특성 관리구역)으로 나눠 각각 개발 계획을 적용한다.
신규 정비구역은 종묘~퇴계로와 동대문 일대로 재개발이 이뤄지지 않아 침체가 계속되는 지역이다. 해당 구역에선 건축규제 완화와 녹지공간 확보 전략을 각각 마련해 민간 재개발을 추진한다. 재개발이 멈춘 지역들을 적정 규모로 묶어 개발하는 ‘통합형 정비방식’ 추진이 유력하다.
특히 종묘~퇴계로 일대 총 171개 구역 중 개발이 진행되지 않아 일몰 시점이 지난 147개 구역을 20개 내외 정비구역으로 재조정한다. 이들 구역도 추가로 통합해 구역 규모를 키울 수 있도록 구역 간 통합도 유연하게 허용한다.
녹지 조성을 위해선 우선 블록별 공원을 조성하고, 건물별로 각각 조성됐던 오픈스페이스를 공원과 연결될 수 있는 위치에 배치하여 시민 편의를 높인다. 지하 공간을 통합 개발해 지상의 차량 진출입로를 최소화하고, 도로는 필수 구간만 남기고 선형 녹지로 조성한다.
이 밖에 건물 저층부에 공유 공간을 만들기 위해 건폐율을 축소하는 경우에는 추가로 높이를 완화하는 방법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향후 규제 완화 방향으로는, 먼저 건축규제는 현재 90m로 제한된 건축물 높이를 구역 여건을 고려해 재조정한다. 최고 높이는 공공기여와 연계해 완화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꾼다. 기존 600% 이하로 제한된 용적률도 시민을 위한 개방공간을 더 제공하면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녹지공간은 블록별로 최소 1개 이상의 공원을 조성하고 공원과 공원은 녹지 보행로로 연결한다.
아울러 도심 고밀‧복합 개발을 통해 업무‧상업‧문화시설은 물론 주거 공간까지 조성할 방침이다. ‘직주근접 정주도시’를 실현해 그 활력을 서울 전역으로 확산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관련 절차 정비를 거쳐 내년 하반기부터 구역별 정비사업이 본격 추진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녹지생태도심이라는 새로운 전략을 통해 보존과 규제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원도심을 휴식과 여유, 활력이 넘치는 미래도심으로 재창조해 시민 여러분께 돌려드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