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폐지 사유 해소를 위한 개선 기간을 요청하기 위해 노사가 함께 한국거래소를 방문했습니다.”
21일 오전 선목래 쌍용자동차 노동조합위원장은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사옥에서 ‘쌍용차 상장 폐지 개선 기간 연장 요청 기자회견’을 열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쌍용차는 2년 연속 사업보고서에 대해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한국거래소로부터 지난해 초 경영개선 기한 1년을 받았다. 이달 14일 이 기한이 만료되면서 이날 쌍용차 노사는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거래소에 개선 기간 연장을 요청했다.
이 자리에서 선 위원장은 “매각 절차에 따라 관계인집회를 통해 회생 계획안이 인가됐으면 상장폐지 사유가 해소됐을 것”이라며 “(현재는) 인수자가 인수대금을 납입하지 못하면서 매각이 무산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노조 측은 매각이 이뤄질 때 개선 기간을 늘려달라는 입장이다.
지난해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됐지만, 관계인 집회 5영업일 전까지 인수대금 2743억 원을 내지 않았다. 이에 따라 쌍용차는 에디슨모터스에 계약 해지를 통보한 상태다.
쌍용차가 다시 시장에 나오면서 KG그룹, 쌍방울, 파빌리온프라이빗에쿼티(PE) 등이 인수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에디슨모터스에 이어 여전히 새우(인수자)가 고래(쌍용차)를 먹는다는 우려는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회생담보권, 미납 세금, 회생채권과 같은 각종 채무와 운영자금 등을 고려해 쌍용차를 인수하려면 1조 원의 자금이 필요하다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이와 관련해 선 위원장은 “매각 불발 이후 스토킹 호스 방식으로 재매각을 추진 중”이라며 “상장 폐지가 결정되면 재매각을 진행함에 있어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매각이 성공하면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하는 자본잠식에서 벗어날 수 있다”며 “쌍용차가 계속기업으로 존속할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고 말했다. 지난해 쌍용차는 2962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정장선 평택시장도 탄원서를 통해 “쌍용차가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경쟁력을 갖춘 투자처와 조속한 시일 내에 매각이 성사돼야 한다”며 “경쟁력 있는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상장 유지가 필수”라고 밝혔다.
최근 쌍용차 노조는 산업통상자원부를 방문해 산업은행의 기안안정기금을 요청하기도 했다. 한상국 쌍용차 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제주항공, 아시아나항공 등은 기안기금 지원을 해줬다”며 “형평성과 공평성 문제를 제기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2020년 최대현 당시 산업은행 부행장은 온라인 간담회에서 “기안기금은 코로나19 이전부터 경영 문제가 있는 회사를 지원하는 용도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이달 기안기금 운용심의위원회가 지원 조건을 현재에서 완화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한편 노조 차원에서 추가적인 자구책이 있냐는 질문에 선 위원장은 “(그간) 강도 높은 자구안을 통해 임금을 축소하고 절반이 무급 휴직을 하기도 했다”며 “매각 파트너가 발생하면 대화로 풀어나가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