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검찰청법, 5월 3일 형사소송법 처리 전망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검찰청법 개정안의 통과를 저지하기 위한 국민의힘의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이 27일 자정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마지막 발언으로 종료됐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발언으로 시작한 지 약 6시간 49분 만이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5시 11분께 법안이 상정된 이후 본회의장 연단에 올라 첫 번째 주자로 필리버스터를 시작했다. 이후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 국민의힘 김웅, 민주당 안민석 의원 순서로 발언이 진행됐다.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국민의 뜻에 반하는 검수완박 법안을 통과시키려고 한다"며 "172석의 힘으로 이 법안을 통과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힘은 검수완박 법에 대한 국회의장의 중재안 두고 민주당에 재협상을 요구했지만 민주당은 이를 전면 거부했다"며 "재협상 거부는 국민과 맞서 싸우겠다는 오만의 정치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당의 검수완박 원안은 기만적 정치공학의 산물이다. 민주당의 주장대로 검찰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것이 진짜 검찰개혁이라면 5년 동안 뭘 하다가 대선이 끝난 후에 군사작전 하듯이 법안 통과를 하려고 하는 것인가"라며 따져 물었다.
권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이 정권교체 되자마자 검찰 수사권을 완전 박탈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검찰 길들이기에 실패하니까 껍데기만 남기겠다는 심보"라며 "대통령의 권력으로 간신히 틀어막고 있던 지난 5년간 민주당 정권의 부정부패 실체가 국민 앞에 드러나는 것이 두려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7시 14분까지 2시간 3분간 토론을 이어갔다. 권 원내대표의 토론이 끝나자 국민의힘 의원 20명 안팎은 본회의장을 우르르 빠져나갔다.
이어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이 오후 7시 15분부터 발언했다. 김 의원은 "방금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걱정하는 대로 검수완박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수사ㆍ기소 분리 정신을 관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검찰이 미워서 (기소권을) 빼앗은 게 아니"라며 "수사 기소는 분리한다는 방향만 결정한 것이다. 엄청나게 숙제가 많다. 빛나는 합의안대로 사법개혁특위를 반드시 만들어서 남은 숙제, 쟁점들을 여야가 심도 있게 논의해 결론을 내야 한다"고 했다.
세 번째 주자로 김웅 의원이 오후 8시 30분부터 반대 토론을 시작했다. 김 의원은 "검찰 선진화니, 수사·기소 분리니 (민주당 주장은) 다 거짓말"이라며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 산자부 원전비리, 울산시장 개입사건에 (수사를) 하지 못 하게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단상에 선 안민선 의원은 검찰의 기획수사 때문에 세상을 떠난 정치인이 있다면서 고(故) 김재윤 전 의원을 언급해 울먹이기도 했다. 안 의원은 “김민석 서울종합예술학교 이사장이 김재윤 의원에게 뇌물을 건넸다고 허위 진술을 했다”며 “이 때문에 김재윤 의원은 4년 징역을 보내고 출소 후 극단적 선택을 하게됐다”고 떠올렸다.
또 “기획수사의 피해자들에게도 사과 한마디 없었던 것에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을 느낀다”며 “지금도 이들은 윤석열 정권 곳곳에 박혀서 기획수사와 정치보복을 준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회기 종료의 건이 의결됨에 따라 이날 열린 4월 임시국회는 이날 자정을 끝으로 종료됐다.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를 신청해도 하루짜리 회기 특성상 이날 필리버스터는 끝난다.
민주당은 30일 다시 임시국회를 열고 검찰청법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이후 국회법상 소집요구서 접수 사흘 후인 5월 3일 본회의를 열고 형사소송법도 처리할 방침이다. 청와대가 결단을 내리면 이날 예정된 국무회의에서 검찰개혁 관련 법안 공포안이 의결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