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좀비’ 정찬성이 두 번째 타이틀 전에서 패한 심경을 전했다.
4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는 정찬성이 출연해 지난 4월 일었던 볼카노프스키와의 경기에 대해 언급했다.
이날 정찬성은 “예상한 것과 너무 달랐다. 상대방이 키가 작다. 평소 그 정도 선수들과 엄청 스파링을 한다. 단 한 번도 쨉을 맞지 않았다”라며 “그런데 1라운드 들어가서 쨉을 맞기 시작하면서 거기서부터 정신상태가 무너졌다”라고 회상했다.
정찬성은 “너무 많이 울었다. 제가 할 수 있는 게 버티는 것뿐이었다. 그래서 많이 힘들었다. 시합에 지는 걸 생각하고 올라가진 않는다”라며 “3라운드 끝나고 코치님이 ‘할 수 있냐’고 물었을 때 ‘해야죠’, 라고 했더라. 그것도 기억이 안 난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제가 아는 정찬성이 그 말을 했다는 건 발버둥을 쳤다는 거다. 어떻게 보면 본능적으로 알았던 거 같다. 얘한테 안된다는 걸. 그걸 지금도 받아들이는 게 너무 힘들다”라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정찬성은 “KO로 끝났을 때 사람들이 환호했다. 거기서 나만 즐겁지 않은 느낌이었다. 그게 나를 향하지 않으니 고통스러웠다”라며 “20년을 거스르는 것 같았다. 정말 열심히 했고 정말 이루고 싶었었다”라고 당시 심경을 전했다.
이어 “지금 제일 힘든 것 중 하나가 이제 멈춰야 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다. 챔피언이 될 수 있을까, 생각이 든다”라며 “나이가 문제는 아니다. 저는 많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픈 게 문제다. 전신 마취만 9번을 했다. 은퇴 후 아이들과 행복하게 살고 싶다. 하지만 은퇴하기엔 격투기를 너무 사랑한다. 그래서 생각이 많다”라고 밝혔다.
정찬성의 아내는 “이번 시합이 가장 안쓰러웠다. 엎드려 우는 걸 보니까. 진짜 꼭 꿈을 이루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그걸 못해서 많이 안쓰러웠다”라며 “그만하자고, 할 수 있는 건 다 한 거 같다고 울었다. 하지만 남편과 시합을 준비하는 게 가장 힘들지만 또 그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 어떤 결정을 해도 따르겠지만 남편이 사랑하는 일을 더 했으면 한다. 그걸 같이 하는 것만으로도 행복이다”라고 전했다.
한편 정찬성은 지난달 10일 한국인 최초로 UFC 타이틀 매치에 재도전했지만, 챔피언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호주)의 벽을 넘지 못하고 4라운드 시작 45초 만에 레프리 스톱 TKO로 패했다.
당시 정찬성은 “시합에서 지면 언제든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나는 더 이상 챔피언이 될 수 없다는 걸 느끼고 있다. 이걸 더 해야 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라며 은퇴 의사를 내비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