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다우와 나스닥 2020년 이후 최악의 하락 기록
추가 빅스텝 예고에 경기 침체 불안 커져
10년물 국채 금리 장중 3.10% 상승한 영향도
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063.09포인트(3.12%) 하락한 3만2997.97에 마감했다. S&P500지수는 153.30포인트(3.56%) 내린 4146.8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647.16포인트(4.99%) 급락한 1만2317.69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 모두 2020년 이후 하루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고 S&P500지수는 올해 들어 두 번째 최악의 날로 집계됐다.
주요 종목 중엔 아마존이 7.56% 급락했고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가 각각 5.57%, 4.36% 하락했다. 테슬라는 8.32%, 엔비디아는 7.33% 떨어졌다.
CNBC방송에 따르면 전날 미 연준은 기준금리를 종전 0.25~0.50%에서 0.75~1.0%로 50bp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이른바 빅스텝이었지만, 시장 예상에 맞아떨어졌고 일각에서 우려하던 자이언트 스텝(75bp 인상) 불확실성도 해소되면서 전날 주요 지수는 일제히 상승했다.
하지만 돌연 하루 만에 폭락했다. 슈왑금융연구센터의 랜디 프레드릭 애널리스트는 “만약 3% 상승한 후 0.5% 하락했다면 아주 정상적인 일이겠지만, 어제와 같은 하루를 보내고 반나절 만에 100% 반전되는 건 정말 놀라운 일”이라고 평했다.
시장은 빅스텝이 앞으로 몇 차례 더 예고된 데다가 현 상황에서 실제로 빅스텝이 계속되면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자 불안에 휩싸였다.
전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경제와 금융 상황이 기대만큼 안정된다고 가정할 때 향후 두 차례의 회의에서 추가로 50bp 인상이 논의돼야 한다는 폭넓은 의견이 있었다”고 말했다.
또 “노동 시장은 극도로 타이트하고 인플레이션은 지나치게 높은 상황”이라며 “우리는 금리를 더 신속하게 움직이는 길에 놓여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원유과 기타 원자재 가격 급등은 인플레이션에 추가적인 상승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AP통신은 연준이 차입금 부담을 높임으로써 서비스에 대한 수요를 냉각시켜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이 계속 치솟는 상황에서 향후 더 높은 차입금을 부과해야 할 경우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호라이즌인베스트의 재커리 힐 애널리스트는 “지난 몇 달간 긴축을 했음에도 연준은 더 긴축을 펼치기를 바라는 게 분명하다”며 “주식 가치에 대한 높은 평가는 그런 연준의 욕구와 양립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따라서 공급망이 빠르게 치유되거나 노동력이 다시 유입되지 않는 이상 연준의 반복된 매파적 메시지로 인해 그 어떤 랠리도 활약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기에 국채 금리까지 치솟으면서 주식 시장 하방 압력을 더했다.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장중 3.10%를 돌파하면서 2018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