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D램 시장 이끌 전망
3분기부터 고객사에 샘플 공급
삼성전자가 고용량 CXL D램을 개발하고 차세대 메모리 상용화를 앞당기며 다시 한번 메모리 ‘초격차’를 유지했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기존 대비 메모리 용량을 4배 향상한 고용량 ‘512GB CXL D램’ 개발에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CXL(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 기반 제품은 향후 프리미엄 D램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CXL은 고성능 컴퓨팅 시스템에서 CPU(중앙처리장치)와 함께 사용되는 가속기, 메모리, 저장장치 등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새롭게 제안된 인터페이스다.
그동안 D램의 속도를 규정하는 표준은 DDR(Double Data Rate)이었다. 1997년 삼성전자가 제안해 업계 표준이 된 이후 20년 이상 사용돼 오며 현재의 DDR5까지 진화했다.
하지만 최근 메타버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데이터양에 비해 지금의 DDR 인터페이스는 시스템에 적용 가능한 D램 용량에 한계가 있었다. 이 때문에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이 지속해서 요구됐다.
업계는 2019년 인텔 주도 아래 글로벌 주요 데이터센터, 서버, 칩셋 업체들이 참여한 컨소시엄을 만들어 CXL이라는 표준을 마련했다. 삼성전자 또한 컨소시엄에 참여해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을 확대 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5월 이 표준에 맞는 기술을 최초로 개발한 뒤 이번에 고용량 CXL D램을 개발했다. 올해 3분기부터 주요 고객과 파트너들에게 512GB CXL D램 샘플을 제공하며 상용화에도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이번 제품은 ASIC(주문형 반도체) 기반의 컨트롤러를 채용해 데이터 지연 시간을 기존 제품 대비 1/5로 줄였다. 또 PCIe 5.0을 지원하며 대용량 SSD에 적용되는 EDSFF(Enterprise & Data Center Standard Form Factor) 폼팩터가 적용돼 기존 컴퓨팅 시스템의 D램 용량을 획기적으로 확장할 수 있다.
특히 서버용 D램 탑재량이 슈퍼컴퓨터 수준인 1테라바이트(TB)까지 늘어나는 추세인 만큼 CXL 기반 D램을 적용하면 시스템의 메모리 용량을 획기적으로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달 중 ‘스케일러블 메모리 개발 키트’(SMDK)의 업데이트 버전을 오픈소스로 추가 공개해 개발자들이 다양한 응용 환경에서 CXL D램 기술을 활용하는 프로그램을 빠르고 쉽게 개발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박철민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신사업기획팀 상무는 “CXL D램은 AI, 빅데이터 등의 서비스 혁신과 함께 차세대 메모리로 확장될 것”이라며 “당사는 CXL 메모리 생태계가 빠르게 확장해 갈 수 있도록 고객, 파트너들과 함께 기술 표준화를 적극 추진하고 CXL 메모리 솔루션을 확대해 차세대 메모리 시장을 주도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레노버 인프라스트럭쳐 솔루션그룹의 최고기술책임자(CTO) 그렉 허프는 “CXL 컨소시엄의 멤버인 레노버는 기술 표준 개발과 함께 CXL 중심의 생태계 구축에 기여하고 있다”며 “혁신적인 CXL 제품들을 레노버 시스템에 적용을 확대하는 데 삼성전자와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몬타지 테크놀로지의 전략기술 담당 부사장 크리스토퍼 콕스는 “CXL은 메모리 확장과 공유를 최적화하는 핵심 기술로 차세대 서버 플랫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삼성과 함께 CXL 메모리 생태계가 빠르게 확장될 수 있도록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테라바이트급 이상의 차세대 메모리 인터페이스 제품을 지속 개발하며 대용량 메모리가 요구되는 컴퓨팅 시장에 맞춰 적기에 상용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