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李, 가치관에 문제 있는 것 같다"
국민의힘 "성윤모·문승욱과 큰 차이 없어"
한덕수 등 분위기 보고 합의 가능성 남아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 보고서가 국회 문턱을 넘는 게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보고서 채택에 합의할 가능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통과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지만,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다만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등 전체 인사청문회 분위기를 보고 합의할 가능성은 남아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11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앞서 9일 무산됐던 이 후보자의 청문 보고서 채택 여부가 논의될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야당의 반대로 진통이 예상된다.
산자위 소속 이성만 민주당 의원은 이투데이와 통화에서 "이 후보자 청문 보고서 채택은 논의가 아직 안 될 것 같다"며 "이영 후보자 청문회가 끝나고 밤 12시 쯤 넘어서 끝날 것 같은데 끝나고 나서 회의하자고 해서 하면 모를까. 그런데 그럴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애초 이 후보자의 문제점에 관해 지적만 한 후 청문 보고서를 채택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이 후보자의 답변 태도를 문제 삼아 청문 보고서 채택을 보류했다.
이 의원은 "장관 후보자로서 기본적인 가치관에 좀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며 "산업부 장관으로서 중립성을 지키기 어려운 문제를 지적하더라도 그거에 대한 뚜렷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영 후보자의 답변을 들어보고 같이 함께 논의해서 채택 여부를 따지겠다"며 "지금 답변하는 태도나 살아온 이력, 과정을 보면 채택해선 안 되는 거 아닌가"라고 부연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산자위 소속 최승재 의원은 통화에서 "지난번 성윤모 장관이나 문승욱 장관에 비하면 사실 별 큰 차이가 없다"며 "그 당시에 자료나 내용을 보면 차이가 없다. 그땐 우리도 채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차이는 그쪽이 다수당이라는 것뿐"이라며 "(이영 후보자까지) 다 묶어서 해놓고 난 다음에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까지 엮으려고 그러는 것 같다"고 했다.
민주당이 청문 보고서 채택에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지만, 논의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이영 후보자 인사청문회 도중에도 여야 의원들이 긴급 논의를 할 수도 있다. 이 의원은 "점심시간이나 저녁 시간대에 긴급하게 얘기할 수도 있다"며 "꼭 채택하지 않겠다는 뜻이 아니라 오늘은 아니다. 지금 결정할 일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산자위 내부 문제 외에도 한덕수 후보자나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등의 청문 보고서를 함께 두고 원내 지도부와 간사 간 논의가 이뤄질수도 있다. 만약 여당이 일부 후보자의 통과를 요청한다면 이 후보자가 우선순위로 거론될 가능성이 크다.
산업부는 이 후보자의 청문 보고서 채택 가능성을 크게 보고 준비하는 상태다. 다만 이날 중으로 청문 보고서 채택 가능성이 작아졌기 때문에 당분간은 문승욱 장관 체제로 업무를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