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 전날 장중 공모가 깨졌다 회복
올해 2.3조 사들인 '동학개미' 손실 눈덩이
증권사 13개 중 6개 목표주가 낮춰 잡아
"카카오톡 비즈니스 확장, 2분기 후 반등 기대"
카카오 그룹주의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올해 들어 시가총액이 34조 원 가까이 빠져나가면서 시총 순위가 줄줄이 미끄러졌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는 공모가도 위협받는 처지다. 증권가는 적정 주가 눈높이를 낮추는 한편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하라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카카오는 전날 종가 8만3600원을 기록, 지난해 말(11만2500원) 대비 올해 들어 26.9% 하락했다. 장중 8만1900원까지 떨어지면서 연중 최저점을 경신하기도 했다.
카카오뱅크 (-31.8%)와 카카오페이(-47.3%)는 더 많이 떨어졌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12.9%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낙폭이 두배 이상 되는 셈이다.
공모가도 위태로워졌다. 카카오뱅크는 전날 3만9400원으로 공모가(3만9000원) 직전까지 내리면서 역대 저점을 경신했다. 카카오페이는 전날 장중 공모가(9만 원)를 깼다가 소폭 회복한 상태다. 지난 3일 6개월 보호예수 의무 해제로 7624만6370주가 풀린 여파가 컸다.
카카오 3형제의 전체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102조2000억 원에서 전날 68조4000억 원으로 33%(33조8000억 원) 가량이나 줄었다.
시총 순위도 뚝 떨어졌다. 카카오는 6위(51조 원)에서 9위(37조3000억 원)으로 세 계단 미끄러졌다. 카카오뱅크는 11위(28조 원)에서 17위(19조 원), 카카오페이는 15위(23조2000억 원)에서 30위(12조1000억 원)으로 추락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팔자’ 기조가 거셌다. 올해 외인은 카카오 1조1000억 원, 카카오뱅크 3700억, 카카오페이 472억 등 총 1조5000억 원 어치 물량을 쏟아냈다.
외인의 물량을 고스란히 받은 동학개미들은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올해 2조3400억 원 (카카오 1조6000억 원·카카오뱅크 5580억 원·카카오페이 1828억 원) 가량을 순매수 했지만 바닥 모를 추락에 ‘멘붕’에 빠진 상태다.
증권사들은 목표가를 줄줄이 낮추고 있다. 카카오의 올해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리포트를 낸 증권사 13개 중 6개가 적정주가를 하향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12만4000원→11만7000원), 삼성증권(14만 원→12만 원), 다올투자증권(13만 원→12만 원), 교보증권(12만 원→11만5000원), 한화투자증권(15만 원→13만 원), 신영증권(15만 원→12만5000원) 등이다.
올해 영업이익 전망도 고개를 떨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카카오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지난달 8637억 원에서 이달 8492억 원으로 내렸다. 카카오뱅크의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는 4432억 원에서 4223억 원, 카카오페이도 영업이익 28억 원에서 영업손실 6억 원으로 하향됐다.
다만 증권가는 카카오의 성적이 기대에 못미친 것이 사실이나 사업 확장을 통해 반등이 가능할 거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는 현재 지인기반 메신저에서 오픈 채팅 등을 활용해 비지인 영역으로 확대시키고 카카오톡 프로필을 개편하는 등 카카오톡의 비즈니스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며 “높은 성장성을 입증한다면 반등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전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크게 하락해 악재를 상당부분 반영한 상황”이라며 “2분기 카카오페이의 MTS 서비스, 웹툰 사업의 시장 확대 등 주요 사업의 성장을 통해 2분기 이후 반등을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