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와 비례하지 않았던 주가… 30% 이상 손실 중
중국 신작 부진에 1분기 실적 부진 악재 겹쳐
미래에셋 "목표주가 10만 원에서 7만 원으로 하향"
야심차게 출시한 해외 신작의 성과가 부진하다. 1분기 실적은 전년 대비 절반 이상 쪼그라들었다. 올해 개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코스닥 종목이라는 말이 무색하다. 펄어비스 얘기다.
12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들어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 순매수 금액이 가장 큰 종목은 펄어비스다. 개인은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3일부터 이날까지 펄어비스 주식 5548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는 순매수 2위 종목인 에코프로비엠(5525억 원어치)와 비슷한 규모지만 3위인 카카오게임즈(3471억 원)보다는 2000억 원 이상 큰 규모다.
다만 인기는 주가와 비례하지 않았다. 같은 기간 개인이 매수한 펄어비스 주가의 평균 가격은 8만9996원으로 추산된다. 현재 가격(6만1200원대)과 비교하면 주가는 30% 이상 하락했다.
급락이 시작된 시점은 지난달부터였다. 중국서 기대감이 컸던 신작인 검은사막 모바일(검은사막M)의 출시 성적이 부진했던 탓이다. 이 게임은 당초 기대와 달리 2주 만에 애플 앱스토어 매출순위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검은사막이 중국에 출시된 다음날인 지난달 27일 이 회사 주가는 24.29%(2만3800원) 하락해 9만 원대에서 단숨에 7만 원대로 주가가 떨어졌다. 그 다음날인 28일에도 주가는 9.70%(7200원) 떨어져 2거래일만에 주가는 6만 원대로 낮아졌다.
회사 측은 자사주 매입으로 급한 불을 끄려했으나 시장은 이를 외면했다. 펄어비스는 기취득한 자기주식 198만6천645주의 소각을 결정했다고 2일 밝혔다. 자사주 소각은 발행 주식수를 줄여 주당가치를 높이고 주주이익을 꾀하는 기법으로 기업이 행할 수 있는 대표적인 주가 부양책으로 꼽힌다. 그러나 자사주 소각을 밝힌 날부터 펄어비스 주가는 5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이 가운데 부진한 실적 발표는 실적 하방 압력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펄어비스는 1분기 연결 기준 잠정 영업이익이 51억7600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4% 줄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914억2900만 원으로 9.4%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58억300만원으로 71.9% 감소했다. 부진한 실적 영향으로 이날 장중 주가는 최대 5% 이상 하락하며 5만7000원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계속되는 공매도 역시 주가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올해 공매도된 펄어비스 주식수는 872만1156주로 이는 코스닥 전체 시장에서 5위에 해당한다. 이 기간 펄어비스 주식 매매에서 공매도 비중은 12.26%를 기록했는데, 이는 코스닥 시장 10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증권가에선 펄어비스의 목표 주가를 낮춰 잡고 있다. 이달 미래에셋증권은 펄어비스 목표주가를 기존 10만 원에서 7만 원으로 하향했다. 신한금융투자도 목표주가를 13만 원에서 12만 원으로 소폭 하향 조정했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달 보고서에서 "검은사막 중국 2022년 일매출 전망치를 기존 16억 원에서 8억 원으로 하향 조정한다"며 "목표주가를 7만 원으로 하향하고 투자의견 중립을 유지한다"고 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익 전망치 추가 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오 연구원은 "검은사막M 중국 흥행 실패와 차기작의 출시 지연 가능성을 반영해 2022년과 2023년 영업이익 추정치를 각각 40%, 25% 하향 조정한다"면서 "목표주가도 5만 원으로 16.7% 하향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신작 출시 일정과 매출에 따라 이익 추정치와 밸류에이션의 추가 하락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