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기간 넷플릭스 가입자 20만 명 감소와 대비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5% 증가한 6.32달러
“인플레 시대 디즈니+ 최고의 선택”
디즈니가 운영하는 스트리밍 플랫폼 디즈니플러스(+)가 ‘넷플릭스 쇼크’로 충격에 빠진 스트리밍 업계에 모처럼 안도감을 안겼다. 최근 3개월간 가입자 수가 눈에 띄게 늘었을뿐더러 올해 남은 기간도 긍정적인 가이던스(선제안내)를 제시했다.
11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디즈니+는 회계 2분기(1~3월)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가입자 수가 전분기 대비 790만 명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530만 명 증가를 크게 웃도는 것으로, 이로써 누적 가입자 수는 1억3770만 명을 기록했다.
특히 지금까지 미국과 캐나다에서만 4440만 명이 가입한 것으로 집계됐는데, 1년 전 대비 710만 명이 늘어난 수치다.
디즈니+는 연초 선보인 새로운 마블 시리즈인 ‘문나이트’와 유명 방송인 킴 카다시안이 진행하는 리얼리티쇼 ‘카다시안’ 등의 인기가 가입자 급증에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특히 카다시안의 흥행을 두고 밥 차펙 최고경영자(CEO)는 “더할 나위 없이 행복했다”고 평하기까지 했다.
가입자 증가 속에 미국 내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은 5% 증가한 6.32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매출과 주당순이익은 각각 192억 달러(약 25조 원)와 1.08달러로 시장 전망치(200억3000만 달러, 1.19달러)를 밑돌았다.
이에 대해 차펙 CEO는 “콘텐츠 예산 320억 달러 중 약 3분의 1이 스포츠 판권에 할애된 가운데 프로그래밍과 제작, 마케팅 비용 지출이 이번 분기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디즈니+의 성장은 스트리밍 업계 선두를 달리는 넷플릭스의 부진과 대비된다. 앞서 넷플릭스는 1분기 가입자 수가 전분기보다 20만 명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가입자가 줄어든 건 2011년 이후 11년 만에 처음이다. 또 2분기 전체 고객의 1%에 달하는 200만 명이 감소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아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이후 넷플릭스는 비용 절감을 위해 영국 해리 왕자 부인 메건 마클과 계획했던 애니메이션 제작을 중단했고, 업계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기간 전성기를 구가했던 스트리밍 산업이 암흑기를 맞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이날 디즈니+의 실적이 나오면서 그간의 우려도 일부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은 현 상황이 버거운 인플레이션 환경에서 구독경제가 조정에 들어간 것으로 판단한다. 컨설팅업체 아서디리틀의 샤히드 칸 파트너는 “가계가 스트리밍 선택을 합리화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을 고려할 때 디즈니+는 이들에게 최고의 선택이 될 수 있고 이는 넷플릭스에 실질적인 위협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디즈니+는 현재 분위기를 계속 이어가 넷플릭스와의 격차를 더 좁히겠다는 구상이다. 차펙 CEO는 “오는 2024년까지 2억3000만~2억6000만 명의 가입자를 등록시켜 스트리밍 사업의 수익성을 높일 것”이라며 “훌륭한 콘텐츠가 우리의 수익성을 촉진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순 가입자 증가세는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더 강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디즈니+는 남미나 아시아 등 비영어권 지역에서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약 500개 현지어 작품 기획과 제작에 착수했다. 또 미국에서는 올해 후반, 미국 이외 지역에서는 내년에 광고를 붙이는 저렴한 요금제를 추가해 가입자를 한층 더 늘린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