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이동량 증가 영향…'급격한 증가'는 없을 것
코로나19 확진자 감소세가 정체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점진적인 거리두기 완화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방역당국은 예전과 같은 급격한 증가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이번 주가 지나야 유행 감소 추이가 계속될 것인지에 대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2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만5906명으로 집계됐다. 전날 4만3925명에서 약 8000명이 줄었다.
확진자 수는 주말 이후 주초에 늘었다가 주중, 주말로 이어지면서 감소하는 양상을 보인다. 이번 주는 월요일인 9일 가장 많은 4만9933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뒤 하루 6000~8000명씩 줄었다.
하지만 4월 중순 이후 급격히 감소하던 양상과 비교하면 감소세는 정체되는 모습이다. 오미크론 유행이 정점을 찍었던 3월 중순 이후 유행 규모는 매주 크게는 8만 명에서 적게는 2~3만 명씩 줄었다. 반면 지난주와 비교해 이번 주 확진자는 수천 명이 줄어드는 데 그쳤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최근 백브리핑에서 "유행 감소 추이가 둔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고, 이번 주가 지나면 (유행 추세가) 명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어린이날을 포함한 징검다리 휴일 동안 외부 활동량이 많아진데다 지난달 18일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 25일 실내 취식이 허용, 여기에 2일부터는 실외 마스크 의무가 해제되는 등 최근 연이어 나온 방역 완화조치가 유행 감소세 둔화에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 같은 조치의 영향 분석을 위해 방역당국은 유행 감소세 정체 추이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렇지만 기존 유행 상황과 다르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손 반장은 "지난해 여러 유행 때는 거리두기를 대폭 강화하면서 확산을 억제했었지만, 이번 오미크론 때는 오히려 거리두기를 완화하면서 다수 감염 발생으로 면역을 확보하면서 자연스럽게 감소세에 접어들었다"며 "당분간 확진자가 급격히 증가하는 상황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감소세가 종식으로 갈 수 있는 상황으로는 보지 않고, 다수가 면역을 보유해 유행이 줄어들고 있지만 비감염자 사이에서 크고 작은 감염이 발생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전문가들도 대규모 유행은 없을 것으로 보고 새로운 변이 발생에 따라 확진자 발생이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최악의 상황을 생각하면 현재 발생 규모가 2~3개월 더 갈 수 있다"며 "새로운 변이가 퍼지면 다시 증가세로 전환할 것"이라고 추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