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원 날렸다” 팜유 수출 중단에 뿔난 인니 농가, 정부 시위

입력 2022-05-17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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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말 기준 11조7000억 루피아 손실 추정
수출 막히자 팜유 이어 팜 열매까지 외면 당해
인니, 식용유 가격 급등에 지난달부터 수출 금지령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경제조정부 청사 앞에서 17일 농민들이 팜유 원료가 되는 기름야자 열매를 놓고 정부의 수출 중단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공급 불안정에 따른 자국 내 식용유 가격 급등을 이유로 지난달 말 팜유 수출을 금지했다. 자카르타/로이터연합뉴스
인도네시아 농부들이 팜유 수출을 중단한 정부에 항의하며 거리로 나왔다.

17일 인도네시아 매체 콤파스에 따르면 팜 농가를 운영 중인 농부들이 자카르타 경제조정부 청사 앞에 모여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팜유 수출을 전면 중단한 당국의 결정에 항의하며 조속히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시위를 주도한 인도네시아팜유농민협회는 정부의 수출 제한으로 인한 농가 피해가 최대 11조7000억 루피아(약 1조202억 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정부가 팜유 수출을 중단하면서 팜유뿐 아니라 팜유에 사용되는 팜 열매까지 팔리지 않고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굴랏 마누룽 협회장은 “팜유 수출 금지는 인도네시아 전역, 그중에서도 팜 농장에서 나오는 팜 열매 가격 하락에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인도네시아 1118개 팜유 공장 중 25%가 팜 열매 구매를 중단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4월 말까지 11조7000억 루피아를 손해 봤기 때문에 한시가 급하다”며 “잠재적으로는 손실에 정부의 경제적 손실도 포함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도네시아는 전 세계 식용유 수출의 3분의 1을 책임지고 있으며 식용유에 쓰이는 팜유의 세계 최대 생산국이다.

앞서 지난달 말 인도네시아 경제조정부는 치솟는 식용유 가격을 억제하고 국내 수급을 확보하기 위해 팜유 원유(CPO)와 RBD 팜유, 사용된 식용유 등에 대한 수출을 금지했다. 자국 식용유 소매가가 글로벌 인플레이션 속에 올해 들어 40% 넘게 오르자 당국이 칼을 빼 든 것이다. 하지만 농가들이 피해를 호소하는 등 정부를 향한 불만은 커지고 있다.

콤파스는 “이날 자카르타 세 곳에서 시위가 벌어졌으며 앞으로 146개 지역 250명 이상의 농민들이 시위에 추가 참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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