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은 좋은데…힘 못 받는 ‘삼성전자’ 주가

입력 2022-05-18 15:15수정 2022-05-18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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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사상 최대 실적…3개월 새 영업익 컨센서스 9% 상향
주가 2년째 하락…증권사 목표가도 3개월 새 6.6% 하락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삼성전자가 1분기 호실적 달성에 이어 연간 실적도 사상 최대를 거둘 것으로 전망되지만, 주가는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펀더멘탈은 견고하나 대외적인 요인으로 밸류에이션이 과도한 수준까지 하락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매출 300조 원, 영업이익 60조 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은 2012년 200조를 돌파한지 10년 만에 300조 원대에 진입할 것으로 보이고, 영업이익은 2018년 2차 메모리 슈퍼사이클 당시의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의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매출 326조7385억 원, 영업이익 63조5319억 원이다. 3개월 전보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4.4%, 8.8% 높게 수정됐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한 매출 77조7815억 원을 거뒀다. 3개 분기 연속 최고 분기 매출을 달성했다. 영업이익도 51% 증가한 14조1214억 원을 기록했다.

(출처=KB증권)

삼성전자는 올해 순조로운 첫 출발을 끊으며 실적 상승 가도를 달리고 있지만, 주가는 정반대 행보를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에 이어 2년째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작년 말 8만 원대였던 주가는 하락을 거듭하며 6만 원대까지 내려왔다. 증권사들의 평균 목표주가도 3개월 새 6.6% 하락하며 9만9909원에서 9만3350원으로 낮아졌다.

올해 들어 전 세계 시가총액 상위 40개 반도체 관련 업체 중 주가가 오른 곳은 웨스턴디지털(WDC) 한 곳뿐이다. 지난해 80% 넘는 주가 상승을 기록했던 엔비디아, 마벨, 온세미 등은 올해 들어 주가가 30% 이상 하락했고, SMIC도 2년째 주가가 내려가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실적과 반대 행보를 보이는 것은 펀더멘탈 측면에선 문제가 없으나 중국 봉쇄, 인플레이션, 러시아 사태 등 대외적인 요인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 미국의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 등 각종 지표가 부진하게 나타나면서 연초를 피크로 반도체 사이클이 점차 하락할 가능성이 커졌다. 밸류에이션은 상당히 낮아졌지만, 모멘텀도 점점 약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출처=유진투자증권)

다만, 증권업계는 삼성전자의 밸류에이션이 실적 대비 과도한 수준까지 하락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외 반도체 섹터의 주가가 향후 예상되는 경기 둔화 가능성을 상당 부분 반영해 추가 하락이 제한적이라고 판단한다”라며 “(삼성전자는) 우려 요인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주가는 가혹하리만큼 빠져 있는 상황이다. 메모리는 우려에도 역대 최고에 근접하는 실적을 낼 것으로 보이고 비메모리도 한 단계 한 단계 전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향후 의미 있는 주가 반등을 위해서는 하반기 반도체 수요 개선의 가시성이 확보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의 경영진 변화를 통해 점유율 확대보다 수익성 위주의 전략을 당분간 펼칠 것으로 기대돼 향후 실적 개선 추세는 시장 예상을 웃돌 가능성이 크다”라고 예상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제공=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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