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이 된 강수연 배우가 프랑스 칸의 밤을 빛냈다. 매년 칸영화제에서 열리는 ‘한국영화의 밤(K-movie Night)’에서다. '한국 영화의 밤'은 영화제에 진출한 한국영화를 소개하고, 영화인들의 친목 도모와 정보 교류가 이뤄지는 자리다.
21일(현지시각) 오후 9시 30분 ‘한국영화의 밤’ 행사를 알리는 안내 방송이 흘러나오자 얼마 전 우리 곁을 떠난 강수연의 사진이 스크린에 등장했다. 강수연은 1986년 개봉한 임권택 감독의 ‘씨받이’로 베니스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아제 아제 바라아제’로 1989년 모스크바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으면서 한국 배우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렸다.
이날 추모 자리에선 이제껏 강수연이 출연한 영화들과 그가 영화에서 어떤 연기를 펼쳐 보였는지가 스크린에 파노라마처럼 지나갔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주최한 ‘한국영화의 밤’ 행사에는 박기용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허문영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신철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집행위원장 등을 포함해 ‘헌트’의 주역인 이정재와 정우성 그리고 프랑스영화 ‘리턴 투 서울’의 데이비드 최 감독과 주연을 맡은 오광록이 참석했다. ‘다음 소희’의 연출을 맡은 정주리 감독도 자리를 빛냈다.
한국의 영화진흥위원회 격인 프랑스 국립영화영상센터 도미닉 부토나 회장도 참석해 축사했다. 그는 “행사에 참여할 수 있어서 진심으로 기쁜 마음이다. 프랑스는 한국 영화를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한국영화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과시했다.
이후 건배사 자리에서 이정재는 “한국영화를 많이 사랑해주시고 아름다운 칸에서 많은 추억을 남기시길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다. 그러자 옆에 있던 정우성이 “한국영화를 위해서!”라고 힘차게 외쳐 분위기가 한껏 달아올랐다.
‘한국영화의 밤’에는 한국 영화인들만 참석하는 자리는 아니다. 평소 한국영화에 관심과 애정을 보였던 해외 영화 관계자들 역시 다수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행사에는 리카르도 젤리 피렌체한국영화제 집행위원장, 크리스 오르겔트 벨기에 브뤼셀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 프로그래머, 루카스 호프만 베를린 국제영화제 유러피안필름마켓 매니저 등이 참석했다.
특히 젤리 위원장은 2009년 제14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공로상을 받았고, 제11회 전주국제영화제 심사위원을 맡을 정도로 한국영화에 대한 공로가 있는 영화인이다. 그는 “이렇게 칸에서 열리는 한국영화의 밤에 참석해 기쁘다. 앞으로도 한국영화를 세계에 소개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