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선 라인이 아주 좋아요. 서울대에서 샛강까지 이어지는데, 1‧2‧7‧9호선으로 환승할 수 있다 보니 이 일대 집값이나 임대료가 많이 오르고 있어요.” (서울 관악구 서원동 A공인 관계자)
23일 기자가 방문한 신림선 서원역은 개통을 닷새 앞두고 막바지 준비가 한창이었다. 출입이 통제된 역사 내부에서는 자재를 옮기라는 인부들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탑승객을 맞이하기 위해 보도블록은 깨끗하게 새로 설치했다. 2호선 환승이 가능한 신림역도 상황은 비슷했다. 역 이용객 증가에 대비해 대합실 확장 및 에스컬레이터 설치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자재를 자르는 절삭기 소리도 일대에 퍼졌다.
서울 서남권을 종으로 관통하는 신림선이 28일 개통한다. 신림선은 관악산(서울대)역에서 샛강역까지 총 11개 역을 정차하는 경전철이다. 신림선 개통으로 관악·동작구 등 그동안 대표적인 교통 소외지역으로 꼽힌 서남권 주민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관악구 서원동에 거주하는 문미라(65) 씨는 “그동안 지하철역까지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 것이 불편했다. 신림선이 개통하면 무조건 버스보다 지하철을 많이 이용할 예정”이라며 “개통하는 날짜만 손꼽으며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서원동에 거주하는 최모(31) 씨는 “지하철 2·7호선은 가까워서 잘 모르겠지만, 1·9호선 환승은 크게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여의도나 종로로 이동할 때 자주 이용할 것”이라고 했다.
신림선 개통에 따라 지하철역이 새로 생기는 지역은 집값이 오르는 모양새다. 다만 임대료도 함께 오르며, 전·월세 임차인들에게는 주거비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관악구는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저렴하다 보니, 사회초년생이나 대학생 등 소득이 적은 1인 가구가 밀집해 있다.
서원동 A공인 관계자는 “서울 25개 자치구 중 관악구는 교통 소외지역이었는데 신림선 개통 등 교통이 좋아지면서 집값이 오르고 있다”며 “서원역 일대는 아직도 저평가돼 당분간 계속해서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대적으로 저렴한 임대료와 경전철 개통에 따른 교통 편의성 증대로 수요자들이 몰리면, 계약갱신청구권이 만료된 임차인 및 신규 임차인은 높은 가격에 계약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림역 주변은 서원동과 다소 온도 차가 있었다. 교통 편의성은 증가하겠지만, 지하철 2호선이 운행 중이기 때문에 기존 유동인구가 많아 이미 집값에 반영이 됐다는 것이다.
신림동 B공인 관계자는 “신림동 일대는 신림선 개통에 따른 집값 상승효과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며 “신림동은 기존에 2호선 신림역이 가까워 이미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이라고 했다. 신림동 C공인 관계자는 “집값은 신림선하고 상관없이 이미 예전에 많이 뛰었다. 최근 추가적인 집값 상승은 없는 것 같다”며 “앞으로 여의도 직장인들 수요가 조금 늘 수는 있겠지만, 아직 원룸 전·월세에 관한 문의가 많이 늘진 않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