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조정부에 가입한 신입생 알렉스(이사벨 퍼만)의 실력은 딱 2군 수준이다. 노를 젓기에 적합한 탄탄한 신체 조건도 아니고, 배를 모는 테크닉이 좋은 편도 아니다. 스스로가 평범하다는 걸 너무나도 잘 아는 알렉스는 훈련에 무서울 정도로 집착한다. ‘2천 미터 7분 주파’. 1군 선수의 성적을 탐내며 자기 신체를 과도하게 혹사하고 주변과도 불화하자, 주변에서 수군대기 시작한다. ‘쟤, 대체 왜 저렇게까지 해?’
‘더 노비스’는 만년 2등 선수의 강박을 극단으로 밀어붙이는 스포츠 스릴러물이다. 특정 분야에 집념을 보인다는 점에서 '블랙스완(2010)'이나 ‘위플래쉬(2014)'가 떠오르는 측면도 있지만, 불안감을 자극하는 출중한 경쟁자인 흑조(밀라 쿠니스)나 폭력을 서슴지 않는 비인간적 스승(J.K.시몬스)처럼 외부에서 지속적인 자극을 가하는 인물이 없다는 게 본질적으로 다르다. 주인공을 짓누르는 건 오직, 평범함 그 자체를 혐오하는 스스로가 만들어내는 압박감이다.
이 압박감을 한층 입체적으로 표현하는 건 모순되는 음악의 배치다. 홀로 강에서 노를 젓는 주인공의 고독한 정서는 사랑을 노래하는 코니 프란시스의 ‘Al Di La(1961)'로 대변되고, 목욕 도중 자해를 서슴지 않는 극단의 장면에서는 이별을 암시하는 브렌다 리의 ‘I’ m Sorry(1960)'가 삽입되는 식이다. 1960년대 낭만 음악이 전혀 새롭게 해석되는 지점이다. 이외에도 비장함, 열등감을 표현하기 위해 관현악곡을 새롭게 쓰면서 작품의 분위기를 한층 세련되게 빚어낸다.
‘더 노비스’는 신인 감독인 로런 해더웨이의 대학 시절을 반영한 자전적 이야기로도 알려져 있다. 감독은 국내 영화배급사인 진진과의 인터뷰에서 ”노를 젓는 순간부터 ‘최고’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고 했다. 그러나 감독 자신은 바로 그때의 경험을 영화화하면서 제20회 트라이베카 영화제에서 장편영화상, 여우주연상, 촬영상 3관왕에 올랐다. 평범하기 그지없는 자신을 혐오해본 적 있는 관객이라면, 감독의 성취를 연상케 하는 주인공 알렉스의 마지막 장면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낄 듯 싶다.
25일 개봉.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97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