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한미 정상회담서 원자력 발전 협력 발표로 우수한 우리 기술이 전 세계에 널리 알려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노갑선 우리기술 대표는 24일 이투데이와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우리기술은 1995년 설립된 회사로 원자력 발전소에 필요한 ‘원전계측제어시스템(MMIS)’ 등 감시·경보·제어 장치 시스템의 제조·판매가 주력이다. MMIS는 원전의 두뇌에 해당하는 핵심 설비로, 원전 운전 상태를 감시한다.
우리기술의 MMIS시스템은 ‘한국형 원전’인 ‘APR1400’에 필수적으로 들어간다. 실제 다음 달부터 가동을 시작하는 신한울 1호기에도 우리기술 제품이 적용됐다. 신한울 1호기는 핵심 설비를 국산화한 첫 원전이다.
우리기술은 원전 기술의 국산화를 목표로 서울대학원생이던 이들이 모여 만든 회사다. 이전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내세웠던 상황에서도 보유한 독점기술 덕분에 꾸준히 흑자 폭을 키워왔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원전 수출 협력을 발표한 것에 대해서는 ‘업계에서 예견됐던 사안이 가시화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은 1979년 스리마일 원전 사고 이후 원전 사업을 축소했고, 주요 기업인 웨스팅하우스도 일본 도시바에 팔렸다가 다시 돌아오는 등 독자적인 경쟁력이 무너졌다. 이런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원전 수출을 강행했기에 기술적 파트너가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한미 원전 수출 협력의 구체적인 성과는 체코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체코는 현재 원전 도입을 진행 중이다. 결과는 내년쯤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현 정부가 신한울 3, 4호기의 건설을 조속히 재개하는 등 원자력 산업 생태계 강화를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원전은 2기가 한 쌍으로 건설되는데, 여기에 제어 시스템을 공급하면 유지보수 비용까지 2000억 원 정도의 매출이 몇 년에 걸쳐 발생합니다. 해외 수출의 경우 직접 수출은 아니고, 대기업에 시스템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우수한 우리기술이 전세계에 널리 알려지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3년 전부터는 ‘클린 에너지 기업’을 목표로 해상풍력발전 분야에도 진출했다. 국내 유일 해상풍력 전문기업인 씨지오에 지분 투자해 해상풍력 에너지 시공·설치 기술을 확보했다. 지난해 전남 신안의 압해풍력발전소를 인수했고 내년 상반기에 착공하는 게 목표다.
“원전 에너지가 기저부하를 담당하고 신재생 에너지로 보완하는 것이 지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원자력은 이산화탄소 배출 부분에서는 친환경 에너지입니다. 생산량 등에 한계가 있는 신재생 에너지만으로는 산업계의 꾸준한 전기 수요를 감당하기 힘들어 현실적으로 원전 에너지가 기저부하를 담당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