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계양을은 6·1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가 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한참 못 미칠 것 같은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의 지지율이 급부상하면서부터다. 두 후보는 오차 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명심’과 ‘윤심’이 다시 맞붙는 ‘대선 2차선’이 아니냐고 혀를 내두를 정도다.
26일 인천 계양을에서 만난 시민들의 반응은 ‘지역을 위한 사람이 필요하다’로 귀결됐다. 누가 계양 발전을 이끌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오후 1시 40분경 인천 계양 병방시장에 들어가는 입구는 윤형선 후보 선거운동원들로 분주했다. 윤 후보는 시장 상가를 빠짐없이 돌며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때로는 “이번엔 2번” 하면서 오른손으로 주먹을 쥐며 들어 올렸다. 시민들도 주먹을 쥐고 “파이팅”을 외치며 화답했다.
병방시장에서 떡집을 운영하는 김경단(여·42세)씨는 “지금 민심이 많이 바뀌었어요. 이재명 후보가 전혀 연고가 없는데 오셨으니까”라며 운을 뗐다. 그러면서 “대통령이야 찍을 수 있는데, 지역구 의원은 또 다르죠”라며 “굳이 여기 계시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선거 때만 되면 잠시 온다고”라고 말했다.
부대찌개 가게를 운영하는 김 모씨(남·50대)도 이재명 후보에 대해 “처음에는 유명한 사람이 오니까 호감이 갔는데, 지금은 좀 많이 변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기 계속 있을 분은 아닌 것 같아요”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인사를 하고 지나간 윤형선 후보에 대해선 “윤형선 후보는 선거철 아니라도 여기 한 번씩 와요”라며 “장은 안 보는데, 우리한테 인사하러 와요. 작년에도 왔어요”라고 했다.
부추와 뻥튀기를 파는 김 모씨(여·63세)는 “(윤형선 후보가) 오랫동안 여기서 의사 생활하고 계신데, 몇 번 또 나왔던 분이잖아요”라면서 “이번에는 좀 됐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이어 “서민들은 갈수록 사는 게 힘든데, 새 정부도 바뀌었고 기대를 거는 거죠. 뭔가 좀 달라지지 않을까 해요”라고 나지막이 바람을 전했다.
오후 간담회를 마친 후 만난 이재명 후보는 다소 지친 기색에도 시민들과 사진을 찍는 데 여념이 없었다. ‘유명인’답게 초등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부연초등학교에 다니는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은 “엄마한테 자랑할 거예요”라며 이 후보에게 달려갔다. 동탄에서 이 후보를 만나러 온 김준호(남·55세)씨는 주저하지 않고 “꼭 돼야죠”라며 “각종 의혹이 있다고 하지만, 지금까지 문제가 없지 않았냐”며 말했다.이 후보는 선거가 끝날 때까지 최대한 많은 계양 주민들을 만날 계획이다. 이날 오후 계산3동에서 유세 차량에 올라 “한 표 부탁합니다. 포기하지 마십시오. 투표하면 꼭 이깁니다”를 외쳤다.
계산3동 주민인 이영재(남·29세)씨는 “힘 있는 사람이 동네로 오면 정치적 능력을 발휘하든, 하마평에 오르는 것처럼 당 대표가 되든 해서 계양테크노밸리를 만들거나 인프라를 구축해서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라고 말했다. 이어 “계양이 연수구나 다른 지역에 비해 배드타운이라 집값이 비싸지 않은 동네”라며 “유명한 사람이 오면 집값도 오르고 발전이 될 것이라 본다”고 했다.
인천=이난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