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기간 코스피는 2.11% 하락…“대외 악재에도 선방…반등 시도도”
가파른 물가 상승세와 고강도 긴축 우려로 글로벌 증시가 연일 약세장을 이어가면서 이번 달에도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성적표는 초라했다.
29일 이투데이가 5월 들어 서학개미의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수익률을 계산한 결과, 평균 -5.56%의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2.11% 하락하는 데 그쳤다. 다만, 27일(현지시각) 뉴욕 증시가 인플레이션 둔화 가능성에 일제히 반등하면서 손실 폭을 줄일 수 있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가 이달 들어 가장 많이 담은 해외 주식은 테슬라였다. 순매수 금액만 10억4833만 달러(약 1조3192억 원)에 달했다. 순매수 2위 종목인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TQQQ)’ 순매수 규모의 2배가 훌쩍 넘는다. 기술주 약세와 상하이 공장 폐쇄 등 대내외적 악재가 겹치며 주가가 급락하자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 기간 테슬라는 -12.76% 하락했다. 월초 900달러를 넘겼던 주가는 750달러 선으로 내려온 상태다. 나스닥 추락의 직격탄을 맞은 건 테슬라뿐만이 아니다. FANG(페이스북ㆍ애플ㆍ넷플릭스ㆍ구글) 중심으로 주요 기술주 10개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BMO 마이크로섹터스 FANG+ 인덱스 3X ETN’도 순매수 6위에 이름을 올렸지만, -14.59%의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이밖에 양자컴퓨터 생산 기업인 아이온큐가 -24.65%, 나스닥100지수의 3배를 추종하는 TQQQ가 -8.87% 떨어지며 평균 수익률을 낮췄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팬데믹에서 디지털 전환이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던 기술주의 성장세가 확연하게 둔화하고 있다”라며 “나스닥지수의 이익 전망도 꾸준하게 하향 수정되고 있어 기술주를 중심으로 한 성장주의 투자심리도 계속 위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유동성이 풍부했던 팬데믹 시기 유효했던 저가 매수 전략을 고수하다가 악재가 터지면 투매에 나서는 것도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봤다.
물론 국내 주식시장도 상황이 그리 좋은 건 아니다. 이달 들어 삼성전자(-1.35%), SK하이닉스(-6.13%), NAVER(-6.11%), 카카오(-10.04%)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코스피 대비 하락 폭이 컸다. 다만, 전문가들은 5월 국내 증시는 미국과 달리 외부 악재에 대한 민감도가 낮았고, 선별적인 반등 시도가 있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5월 주식시장은 한국과 해외 주식시장의 디커플링을 느낄 수 있던 시간이었다”라며 “끝없는 추락을 반복하는 미국 주식시장과 달리 국내증시는 충격에 대한 민감도가 적고, 선별적으로 반등을 시도하는 희망을 찾을 수 있던 시간이었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대외 충격에 대한 민감도가 크지 않은 데다가 금리 상승과 원화 가치 하락, 외국인 매도 등의 굴레에서 벗어났을 때 일시적으로 랠리가 찾아올 가능성이 있다”라면서 “다만, 다음 상승 국면의 출발점으로 인지하기보다는 기대수익의 정도와 기간을 적절히 조정한 대응이 바람직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