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의 선물’ 100쇄…은희경 “‘현재의 작가’라고 불러주면 좋겠다”

입력 2022-05-30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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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항상 내가 ‘현재의 작가’라고 생각한다. 지금의 사람들을 상대하면서 지금의 문제를 소설로 쓰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을 살고 있고, 지금 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야기를 포착한다.

▲30일 오전 11시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소설가 은희경의 '새의 선물' 100쇄 기념 개정판 출간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간담회 전 사진 촬영을 하고 있는 은희경의 모습. (송석주 기자 ssp@)

언제나 ‘젊은 작가’로 불리는 이유에 관한 이투데이 질문에 은희경은 위와 같이 답했다. 그러면서 “내 소설이 젊게 느껴진다면 참 고맙지만, 속으로는 그냥 ‘현재의 작가라고 해주면 안 되나?’라는 생각을 한다”고 덧붙였다.

30일 오전 11시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은희경의 ‘새의 선물’ 100쇄 개정판 출간을 기념하는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은희경의 첫 장편소설인 ‘새의 선물’은 ‘진희’라는 여자아이를 통해 삶의 진실을 날카롭게 묘파하는 소설이다. 동시에 진실한 사랑의 의미를 끊임없이 질문하는 소설이다.

대체 우리들이 나라고 생각하는 나는 나라는 존재의 진실에 얼마나 가까운 것일까.
- 은희경 ‘새의 선물’ 中

1995년에 출간된 뒤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꾸준히 사랑받은 ‘새의 선물’은 제1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이다. 한국 성장소설의 새로운 변곡점이 된 ‘새의 선물’은 지금의 은희경을 있게 한 한국문학의 선물과도 같은 책이다.

개정판 출간 소감을 묻자 은희경은 “어떤 독자는 내가 27년 전에 했던 질문들을 여전히 유효하게 받아들여 주고 있다는 사실이 작가로서 매우 큰 힘이 된다”며 “그 힘이 결집한 게 이번 개정판”이라고 전했다.

소설 제목인 ‘새의 선물’은 자크 프레베르의 동명의 시에서 가져왔다. 은희경은 “뭔가 명확하지 않은 게 이 시의 매력 같다. 나는 이 시를 읽고, 정말 내 소설에 딱 맞는 시라고 생각했다”며 “삶에 대한 희망과 그 희망을 어떻게 경계해야 하는지에 관한 긴장 같은 것을 이 시에서 느꼈다”고 설명했다.

▲'새의 선물' 개정판 표지.

초판과 개정판 차이에 관해서 은희경은 “주로 장애인과 여성을 비하하는 표현을 수정했다”고 밝혔다. 예를 들면 ‘앉은뱅이 의자’와 같은 단어다. 앉은뱅이 의자는 다리가 짧은 의자를 뜻하는데, ‘앉은뱅이’란 하반신 장애인 중에서 앉기는 하지만 서거나 걷지 못하는 사람을 비하하는 표현이다.

그는 “개정판을 내기 위해 책을 다시 읽으면서 90년대에는 이런 비하의 단어들이 책에 나올 정도로 무심히 쓰였구나 싶었다. 이제 더는 이런 표현을 쓰지 않게 된 것이 정말 다행스럽다”고 밝혔다.

현재 은희경은 ‘몸’에 대한 이야기를 준비 중이다. 그는 ”몸은 인간이 가진 조건일 수도 있고, 타인과의 관계를 맺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이기도 하다. 또 세상이 나를 평가하는 요소이며 나를 왜곡하는 오해의 출발점이기도 하다“며 ”동시에 몸은 인간의 유한함을 성찰하게 하는데, 그런 몸에 대한 생각을 소설로 써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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