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이 9주 만에 하락한 가운데 매매수급지수도 함께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강남권의 매매수급지수 하락 폭이 확대됐다.
3일 한국부동산원 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이번 주(5월 30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0.2로 집계됐다. 지난주(90.6)보다 0.4포인트(p) 떨어지며 4주 연속 내림세가 이어지고 있다.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선(100)보다 낮으면 주택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3월 초 윤석열 대통령 당선 이후 매매수급지수는 상승세를 보였다. 대출 및 정비사업 규제 완화 기조에 따라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퍼져 수요자들이 주택 구매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지난달 10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적 유예 조치가 시행된 이후 매매수급지수가 꺾이기 시작했고, 4주 연속 내림세를 보인다.
다주택자들이 절세를 위해 내놓은 매물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규제 완화에 대한 속도 조절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또,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에 대한 우려 등으로 인해 수요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시장에 집을 살 사람보다 팔 사람이 많아졌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보다 0.01% 떨어지며 9주 만에 내림세로 전환했다. 한국부동산원은 “보유세 기산일(1일)이 도래한 가운데, 양도세 중과 한시 배제 등으로 인한 급매물 증가하고,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매수세 감소하며 서울 전체가 하락 전환”했다고 분석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6만2157건으로 집계됐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적 유예 조치 시행 이전인 지난달 3일 5만5653건이 등록됐던 것에 비해 11.6% 늘었다.
특히 이번 주 강남 4구(서초·강남·송파·강동구)가 포함된 동남권의 매매수급지수는 95.1로 지난주(96.5)보다 1.4p 낮아졌다. 서울 5개 권역 중, 지난주 대비 하락 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양천·영등포구 등이 속한 서남권은 지난주(92.3)보다 0.4p 낮은 91.9, 은평·서대문·마포구의 서북권도 지난주(86.9)보다 0.4p 낮은 86.5를 기록했다. 도심권(91.1)과 동북권(85.3)은 지난주보다 지수가 소폭 상승했다.
수도권 매매수급지수는 91.6을 기록하며 지난주(91.7) 대비 0.1p 낮아졌다. 전국 매매수급지수 역시 93.9로 지난주(94.0)에 이어 2주 연속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