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투자자 A씨(31, 직장인)
#30대 직장인 A씨는 요즘 고민에 빠졌습니다. 국내외 증시가 올해 들어 줄곧 하락세를 걷고 있기 때문이죠. A씨는 "매일 출퇴근 시간마다 짬짬이 전자책도 들여다 보고, 전문가들 의견도 찾아본다. 기업의 장기 비전과 가치를 보고 분석하고 투자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수익률은 내리막길"이라며 한탄했습니다.
최근 한미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압력 등으로 악재가 겹치면서 주식장은 연일 침체 중입니다. 한미 통화당국의 금리 인상, 인플레이션 등 악재가 겹친 영향입니다. 코로나19 이후 주식 투자 열풍과 저금리로 유동성이 풍부했던 작년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죠.
이에 따라 '로보 어드바이저(RA)'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로보 어드바이저는 이름 그대로 '로봇(Robot)'과 '조언가(Advisor)'의 합성어입니다. 쉽게 말해 로봇이 미리 프로그램된 알고리즘을 통해 '내 자산을 어떻게 투자하면 좋을지' 자문해준다는 의미입니다.
증시 변동성이 큰 시기에 사람을 대신해서 인공지능(AI)의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투자 수익률을 내려는 투자자들도 늘고 있습니다. '어쩌면 사람보다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한편, '과연 AI에게 믿고 맡겨도 될까?'하는 의구심도 나오는데요. 증시의 변동성이 극심한 요즘, 사람이 직접 투자를 하는 대신 AI를 통해 수익을 내는 '로보 어드바이저'는 어떤 서비스일까요?
2016년 국내에 처음 소개된 이후 로보어드바이저의 가입자는 매년 급증하는 추세입니다. 코스콤의 '로보어드바이저 시장규모 추이'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국내 RA업체(코스콤 RA 테스트베드를 통과한 회사들 기준) 가입자 수는 약 43만 명입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약 35만 명)과 비교해 23% 가량 늘어난 수치입니다.
무엇보다 일임 서비스 계약자 수가 크게 늘었습니다. 국내 RA 서비스는 크게 '투자 자문형'과 '투자 일임형'으로 나뉩니다. '투자 자문형'은 고객들에게 AI가 맞춤형 포트폴리오만 제시해주고 실제 지수변경(리밸런싱) 또는 추가납입과 같은 결정은 고객이 내립니다. 반면 '투자 일임형'은 투자와 자산운용까지 모두 집행해주는 방식입니다.
올해 4월 기준 RA 일임 서비스 계약자 수는 9만1042명으로 지난해 4월(3만6147명)보다 약 3배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RA 자문 서비스 계약자 수(11만1790명→12만1139명)와 무료추천 계약자 수(21만0425명→21만7494명)는 비슷한 수준인 것과 대비됩니다.
관리자산 금액도 꾸준히 증가해 2조 원을 밑돌고 있습니다. 지난 4월 기준 국내 RA 업체들의 운용 금액 합계는 1조8435억 원으로 작년 4월(1조6933억 원) 대비 약 10% 늘어났습니다. 전문가들은 시간이 흐를 수록 로보어드바이저 기술은 더욱 정교하게 발전해나가기 때문에 시장 규모는 매년 20~30%씩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가장 중요한 수익률은 어떨까요? 흔히 코스콤에서 로보어드바이저 알고리즘 수익률 비교지수(벤치마크)로 활용되는 코스피200 지수와 비교해봤습니다.
지난 4월 RA알고리즘 평균 수익률은 -0.37%(안정추구)~-1.20%(적극투자)로 마이너스 마감했지만, 코스피200 벤치마크 대비 모두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같은 기간 코스피200은 전월 대비 -2.88% 하락했습니다.
또 코스피200의 벤치마크 1년 수익률(-15.93%)에 비해 RA의 1년 평균 수익률은 1.63(안정추구)~2.21(적극투자)로 하락장세에서도 시장지수 대비 높은 수익률을 내고 있습니다. 매크로 대외 악재에도 불구하고 나름 선전 중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인 이유입니다.
RA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만큼 서비스 대중화를 위해 체계 정비가 필요하다는 제안도 나옵니다.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금융소비자가 로보어드바이저를 잘 구별할 수 있도록 로보어드바이저 명칭의 사용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며 "자산관리 성과를 손쉽게 조회하고 비교할 수 있도록 현행 RA 공시체계를 체계적이고 통일되게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