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독재자 초청할 수 없다는 대통령 원칙 고수”
미국이 주최하는 미주 정상회의에 반미 3개국으로 불리는 중남미의 쿠바‧니카과라‧베네수엘라 정상이 독재자라는 이유로 초청되지 못하면서 멕시코 대통령도 불참을 선언했다. 이에 반쪽짜리 행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6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쿠바와 니카과라, 베네수엘라 정상은 “민주주의 부재, 인권에 대한 현 상황”을 고려해 초청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후 이에 반발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불참 의사를 전했다. 그는 “모든 미주 국가가 참여하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며 “배제, 이유 없는 지배에 대한 욕망, 각국의 자주권과 독립성에 대한 무시 등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신 “멕시코에서는 마르셀로 에브라드 외무장관이 미주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라며 “7월에는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백악관을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카린 장 피에르 백악관 대변인도 이들 3개국을 초청하지 않는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장 피에르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은 독재자들은 초대할 수 없다는 원칙을 분명히 하고 있기에 미국은 이번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며 “그의 원칙을 고수하겠다”고 밝혔다.
멕시코 대통령의 불참에 대해선 “바이든 대통령은 이미 오브라도르 대통령과 대화를 통해 불참 사실을 알고 있었다”며 “그와도 다른 국가와 마찬가지로 한 달 넘게 정상회의 참여와 관련해 대화를 이어왔다”고 설명했다.
미주 대륙 35개국이 3~4년에 한 번씩 모이는 미주 정상회의는 올해 28년 만에 로스앤젤레스(LA)에서 개최된다. 미국은 1994년 1차 회의 이후 두 번째 개최국이 됐다.
‘지속 가능하고 탄력적이며 평등한 미래 건설’을 주제로 10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회의에서는 경제‧보건‧기후위기‧식량 안보‧이민 등 크게 5가지 주제가 다뤄질 전망이다.
백악관에 따르면 최소 23명의 정부 수반이 참석하고 기구 및 옵서버를 비롯해 68곳에서 대표단이 올 예정이다.
미국은 지난 4월 말부터 쿠바, 니카라과, 베네수엘라 등 3국 정상을 초청하지 않을 수도 있음을 시사했으나 확답을 미뤄왔다. 이들 3국은 중남미의 대표적인 반미 국가들로 비민주적인 조치와 인권 탄압 등을 이유로 비판을 받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