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유엔 정통외교관, 일·중 국제정치학자 출신
국무조정실장, 朴정부서 차관 지낸 정통관료 내정
文 경제수석 맡아 사실상 정치인인 윤종원 배제
금감원장 최초 검찰 출신 임명…편중인사 비판 고조
장·차관급 6명, 대통령실 6명에 국정원까지 검찰 출신
대통령실 "적재적소 인사…다른 분야 인재도 구할 것"
윤석열 대통령은 7일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을 주일 대사로, 정재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를 주중 대사로, 장호진 한국해양대 석좌교수를 주러 대사로 각각 임명했다. 초대 국무조정실장(장관급)에는 방문규 수출입은행장이 임명됐다.
지난달 18일 조태용 주미대사 내정에 이어 주요국 대사 임명을 마무리한 것이다.
윤석열 정부 주요국 대사들의 공통점은 전문성이다. 조 주미대사(외무고시 14기)·장 주러대사(16기)·황 유엔대사(16기) 내정자는 정통외교관 출신이고, 윤 주일대사·정 주중대사 내정자는 국제정치학자 출신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노영민 주중대사와 우윤근 주러대사 등 주요국 대사에 정치인을 앉힌 것과는 차별화된다. 북한의 7차 핵실험이 임박한 외교적으로 어려운 상황인 만큼 전문성을 중시한 인선을 한 것으로 보인다.
국무조정실장은 방문규 수출입은행장을 내정했다. 행정고시 28회로 공직에 입문해 이명박 정부에서 기획재정부 대변인을 맡고 박근혜 정부에선 기재부 예산실장과 2차관, 보건복지부 차관을 역임한 정통관료다. 또 2000~2003년에는 세계은행에 파견돼 선임 공공개발전문가로 근무했다.
애초 윤석열 정부 초대 국무조정실장은 한덕수 국무총리의 추천으로 윤종원 기업은행장이 유력하게 검토됐으나 문재인 정부 때 청와대 경제수석을 맡았다는 점에 국민의힘이 강력 반발해 결국 스스로 물러났다.
윤 대통령은 결국 국무조정실장도 정치적 배경을 지닌 인사를 배제하고 전문성을 갖춘 인물을 기용한 것이다. 금융위원장도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을 지명해 마찬가지로 전문성을 가장 크게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금융감독원장에 이복현 전 부장검사가 임명되면서 그간 쌓여온 ‘검찰 출신 편중 인선’ 비판이 재차 불거졌다. 국가보훈처장에 이어 금감원장도 검찰 출신이 맡는 건 최초다. 공정거래위원장도 검찰 출신 내정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비서관급 이상 40여 명 중 총무비서관과 부속실장 등 6명이 검찰 출신이고, 장·차관급도 법무부 장관과 총리 비서실장 등 6명이 검찰 경력을 가졌다. 1급의 경우도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에 조상준 전 서울고검 차장검사가 발탁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특정 직업에 쏠리는 건 국정 운영의 균형성을 유지하는데 문제가 있다는 여당과 언론이 지적을 충분히 듣고 있다”면서도 “적재적소에 유능한 인사를 찾는 인사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며 능력을 중시한 인선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다른 관계자는 "(검찰 출신 편중 인선) 지적을 모두 듣고 있고, 그에 맞춰서 어떻게 다르게 할지 고민하고 있다"며 "앞으로 다른 분야에서도 널리 인재를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