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S공포’ 현실로...커지는 ‘잃어버린 10년’ 우려

입력 2022-06-08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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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 2.9% 제시
지난해 5.7%의 절반, 1월 전망보다도 낮아져
우크라 전쟁, 중국 봉쇄, 에너지·식품 가격 상승 영향

▲사진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1일 트레이더들이 생각에 잠겨 있다. 뉴욕/로이터연합뉴스
‘스태그플레이션(S)’의 공포가 현실이 되고 있다. 전 세계 인플레이션이 매우 위험한 수준이고 경제는 침체 국면이라는 경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이를 뒷받침하는 지표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세계은행(WB)은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9%로 제시했다. 지난해 5.7%의 절반 수준이자 1월 제시했던 전망치인 4.1%에서도 크게 하향 조장한 것이다.

국가별로는 미국과 유럽을 각각 2.5%, 일본을 1.7%로 전망했고 신흥국은 3.4%로 예측했다. 세계 2위 경제국 중국은 지난해 8.1%에서 올해 4.3%로 성장률이 반 토막 날 것으로 내다봤다.

데이비드 맬패스 WB 총재는 성명에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공급망 문제,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도시 봉쇄, 에너지와 식량 가격 상승 등을 성장률 하향 조정 주요인으로 나열했다. 그는 “일련의 문제는 성장을 망치는 요인”이라며 “많은 국가가 경기침체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브렌트유, 140달러까지 더 오른다”

국제유가는 계속 상승해 글로벌 경제에 강한 압박을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골드만삭스는 현재 배럴당 120달러 선을 오가는 브렌트유 가격이 7~9월 사이 14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고객 서한에서 “원유시장의 구조적인 적자는 해결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있다”며 “실제로 4월까지 시장은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타이트했다”고 분석했다.

식량 가격도 문제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5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6%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고 곡물과 육류 가격지수는 오히려 더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은 “식량 부족으로 수백만 명의 난민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문제가 심각해지자 미국 정부 내에서도 불안의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상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서 “인플레이션이 계속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올해 물가상승률 평균 전망치는 연초 예측했던 4.7%보다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린 엄청난 인플레이션 압박을 받고 있고, 현시점에서 인플레이션이 우리의 가장 큰 경제 문제”라고 인정했다.

지난주에는 옐런 장관과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이 연이어 CNN방송에 출연해 인플레이션이 단기적일 것으로 오판한 것을 시인하고 행동에 나서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 조짐

한편 세계 경제를 이끄는 미국에선 경기침체를 알리는 지표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이 집계하는 경제성장률 추적기인 GDP나우에 따르면 미국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성장률 전망치는 종전 1.3%에서 이달 1일 기준 0.9%로 떨어졌다. 통상 2개 분기 연속 역성장은 경기침체로 간주하곤 한다.

또 미국 GDP의 70%를 차지하는 개인소비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증가율 5월 추정치는 종전 4.4%에서 3.7%로 하향 조정됐다.

일련의 이유로 WB는 내년에도 성장이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2020년대 기록할 성장세가 이전 10년간 달성한 성장의 평균에 못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WB는 “1970년대 오일쇼크와 금리상승으로 인해 고물가와 저성장이 더해진 스태그플레이션이 있었고, 이는 개발도상국을 뒤흔든 금융위기를 촉발해 잃어버린 10년으로 이어졌다”며 “어떤 면에서 현 경제위기는 당시의 경제위기를 반영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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