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해상풍력 관련 제조업체 순위도 중국 위주로 재편
글로벌 1~4위 업체 중국 기업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13일 세계 풍력에너지협의회(GWEC)를 인용해 지난해 글로벌 해상풍력발전소의 누적 발전 능력이 총 5717만6000킬로와트(㎾)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해상풍력발전은 지난 한 해에만 40% 성장했다. 지난해 전 세계 신규 해상풍력발전소의 발전능력만 2110만㎾다. 이는 원자력 발전소의 약 20기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 같은 해상풍력 시장의 폭풍 성장을 견인하는 것은 중국이다. 중국은 지난해 전 세계 해상풍력 인프라 신설량의 80%를 차지했다. 중국의 지난해 해상풍력 발전 신설량은 1690만 ㎾로 전년 대비 4배 급증했다. 반면 해상풍력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유럽은 지난해 도입량이 전년 대비 13% 증가한 331만7000㎾에 그쳤다. 누적 풍력발전 규모가 14만 ㎾인 한국과 비교하면 중국은 불과 1년 새 한국의 약 120배 달하는 해상풍력발전 설비가 세워진 것이다.
중국이 이처럼 해상풍력 시장에서 급속도로 성장할 수 있는 배경으로는 고정가격 매입제도가 꼽힌다. 앞서 중국 경제 사령탑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는 2018~2019년 말까지 승인된 해상풍력발전소를 대상으로 지난해 말까지 송전선에 연결하지 않으면 고정가격 매입제도 승인 당시 가격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통보했다. 이에 따라 시간이 흐르면 매입가격이 낮아지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고가에 전기를 판매하려는 사업자들이 일제히 발전소 건설에 분주히 움직였다.
여기에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도 급성장으로 이어졌다. 닛케이는 중국이 신재생에너지를 경제성장으로 토대로 삼자 각 성이 이를 위한 공급망 구축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풍력발전은 유럽 기업이 먼저 양산화에 성공, 대형화를 거치면서 시장점유율을 넓혀갔다. 하지만 거대한 내수 시장을 가진 중국이 시장에 발을 들이면서 상황은 역전되기 시작됐다. 특히 중국은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투자로 대량생산 기반을 마련하며 기술 부문에서도 내공을 쌓았다. 닛케이는 중국이 태양광 패널에서 비슷한 방식으로 세계 시장을 석권한 것처럼 풍력에서도 유럽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세계 해상풍력 관련 제조업체 순위도 중국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해상용 풍차 제조시장에서 중국 업체가 1~4위를 독식했다. 5위부터서야 덴마크 베스타스가 이름을 올렸고, 2017~2020년 1위였던 지멘스는 6위로 내려앉았다.
전문가들은 올해에도 중국 주도의 해상풍력 발전 시장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GWEC는 올해 해상풍력 발전 규모가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에서 590만㎾, 유럽에서 280만㎾ 각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로 유럽산 장비 비용이 오르는 가운데 상당수 원자재 자급자족이 가능한 중국 기업의 가격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